타인의 전화를 감청하거나 채무자를 미행,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등 불법을 일삼아온 심부름센터업자와 불법으로 도청장비를 수입, 시판해온
도청장비 판매업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 지능과는 7월22일~8월10일까지 20일동안 불법 심부름센터와
도청장비 판매업자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여 박기열(40.대구시 북구
침산동)씨등 2백83명을 검거, 이중 박씨 등 76명을 신용정보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고 2백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7월30일 대구시 북구 침산동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매일텔레콤"이라는 심부름센터에서 김모씨로 부터 처의 불륜관계
증거를 확보해 달 라는 부탁과 함께 1백67만원을 받은 혐의다.

이와 함께 경찰은 경기도 군포시 당동에서 "극동심부름센터"를
운영하면서 채무자의 소재 파악을 대가로 지난 5월23일부터 지금까지
23차례 걸쳐 2천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이기석씨(34) 등 2명과 생활정보지에
도청장비 판매광고를 낸 뒤 도청전화기 등을 판매해온 오성배씨(42.경기도
남양주시), 의정부 등 수도권 일대 아파트 거주자 20여만명의 인적사항이
수록된 디스켓을 통신판매회사에 판매이득금 5%를 받는 조건으로 판매한
김봉근씨(39.서울 강남구 서초동)를 구속했다.

조사결과 이들은 생활정보지나 지역신문 또는 소형 스티커 광고물에
"가정고민 및 민원해결, 비밀보장" 등의 광고를 통해 의뢰인들을
확보해왔으며 이들중 일부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사무실를 내지않고
전화로만 연락하면서 감청장비 등을 이용 한 도청과 불륜현장포착,
채권해결 등을 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