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기업이 강한 시대에서 빠른 기업이 강한 시대로 급속히 이전하고 있다.

큰 것과 작은 것의 싸움이 아니라 빠른 것과 느린 것의 경쟁이다.

"좋은 물건을 싸게"만드는 시대에서 "새로운 것을 빨리"공급하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

경영혁신운동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리스트럭처링, 리엔지니어링도
군살을 빼 의사결정의 스피드를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론이다.

빠르기 위해서는 몸을 날렵하게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즉 누가 더 빼기를 잘 하느냐가 관건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정보 지식 경험 등을 해체하고 결합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것이 창의력의 정의이다.

해체한다는 것은 분할한다는 의미이며 분할은 뺀다는 의미를 포함하는
것이다.

따라서 창의력은 빼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크게 틀릴 것이 없다.

빼기를 응용해서 만들어진 상품을 살펴보자.

타이어에서 튜브를 빼었더니 노튜브타이어가, 안경에서 테를 제거해
발전시킨 것이 콘택트렌즈, 카메라에서 필름을 뺀 것이 디지털카메라,
최근에는 건전지 테이프 없이도 녹음이 가능한 워크맨이 나왔다.

또한 의류업계는 빼기를 이용하여 새로운 유행을 창출하고 있다.

청바지에서 구멍을 낸 바지, 옷의 길이를 줄여 배꼽이 보이게 한 옷,
삼각팬티, 조끼러닝 셔츠, 끈 없는 브래지어, 다림질이 필요없는 형상기억
와이셔츠 등이 그 좋은 예다.

음식료품으로는 무가당 주스 설탕 껌 뼈를 제거하여 먹기좋게 한 고기 등
일부 영양소를 뺀 건강식품이 유행하고 있다.

더 나아가 살을 빼는 약, 입고 있으면 저절로 살이 빠지는 옷이 등장하기도
했다.

기미 주근깨 주름살 지방 등 제거수술도 빼기기능을 응용한 것이다.

큰 것보다는 작은 것이, 강한 것보다는 부드러운 것이, 경쟁보다는 협력이
요구되는 정보화시대에는 빼기기능을 잘 응용할줄 아는 지혜가 요구된다.

< 창조성개발학회 이사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