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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 파문] "'백기사'로 나섰다"..'특수강' 공동경영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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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대우가 기아사태 해결의 "백기사"로 나섰다.

    정세영 현대자동차명예회장 김우중 대우그룹회장 김선홍 기아그룹회장이
    31일 기아특수강의 공동경영에 합의함에 따라 기아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3사간 합의는 우선 김선홍회장이 이날 오전 정세영명예회장과 김우중회장
    에게 먼저 제의를 했으며 김선홍회장과 정세영명예회장이 호텔롯데에서
    만나 먼저 합의한뒤 김선홍회장이 자리를 힐튼호텔로 자리를 옮겨 김우중
    회장과 결론을 끌어냈다.

    총수들간의 결정에 따라 이들 3사는 합의 직후인 이날 오후부터 실무반을
    구성해 3사 공동경영에 대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현대 대우가 기아그룹의 최대 애물단지인 기아특수강을 공동경영키로
    합의한 가장 큰 이유는 기아그룹이 쓰러질 경우 현대 대우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공감대 때문이다.

    우선 기아그룹이 무너져 삼성은 손에 넘어간다면 현대 대우의 충격도 결코
    작을수 없다.

    삼성이 기아를 인수할 경우 단기적으로 삼성이 현대 다음으로 국내 2위에
    올라서며 중장기적으로는 국내시장 1위까지 넘볼수 있다.

    따라서 그동안 현대 대우는 기아가 부도유예협약에 들어가기 직전 기산과
    기아자동차가 발행한 8백억원 규모의 사모전환사채(CB)를 사들여주는가 하면
    삼성의 보고서 파문이 일었을때도 공동 보조를 취하는등 기아 돕기에
    적극적으로 나서 왔다.

    만약 기아를 둘러싼 인수전이 본격화될 경우 삼성과 함께 현대 대우도
    뛰어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나 반드시 기아의 인수가 필요한 삼성에 비해
    현대나 대우는 무리가 뒤따를 수 밖에 없던 상황이었다.

    정몽규 현대자동 회장도 최근 "현대나 삼성 모두 부채가 9조원이나 되는
    기업을 인수할 만큼 여력 있는 기업은 없다"고 말해 기아를 넘겨주기는
    싫지만 그렇다고 스스로 출혈을 해가며 인수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시사
    했었다.

    따라서 기아 스스로 회생할수 있도록 도움을 줘 현대 기아 대우의 3사
    체제를 보다 공고히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사간의 협력체제가 이처럼 공고할 경우 삼성이 기아를 인수하겠다고
    나선다해도 함께 대응할수 있는 배경이 된다는 점에서 3사에는 큰 의미를
    담는 합의라는 설명이다.

    이럴 경우 급성장의 방법으로 기업인수합병(M&)를 집중 검토해온 삼성
    에게는 심각한 타격이 될수밖에 없다.

    3사의 합의는 부품의 안정적인 조달이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특수강 수요의 52%를 점하고 있을 정도로 특수강의 사용
    비중이 높다.

    만약 기아특수강 삼미특수강 등 국내 유수의 특수강메이커들이 함께 망가질
    경우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3사는 특수강의 안정적인 조달이 시급한 실정이었다.

    이들의 협력체제가 보다 공고해질 경우 특수강 분야의 발전이라는 또다른
    이득도 얻을수 있게 됐다.

    이종대 기아경제연구소 사장은 "3사가 곧 자산 부채 이익을 분배하는 방법
    등 후속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기아특수강에 지급보증을 서 준 기아자동차의 경영에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물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협력이긴 하지만 이들 3사간 합의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동업계에서는 극히 보기드문 협력사례라는 것은
    분명하다.

    < 김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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