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철씨(31)씨의 직업은 영업사원.

그는 매일 1백km 이상 차를 몬다.

물건을 팔기위해 여기저기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까닭이다.

얼마전 그가 타고 다니는 준중형차의 주행거리가 20만km를 넘었다.

일반적으로 2~3년이면 자동차를 바꾸는 우리의 현실에서는 흔치 않은
기록이다.

그러나 그의 "애마"는 아직도 새차 못지 않은 완벽한 성능을 자랑한다.

비결은 닦고 조이고 기름치기.

그에게 정비는 아침 첫 일과다.

그렇다고 특별한 전문지식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냉각수나 팬벨트 등 기초적인 점검을 한다.

정기적으로 엔진오일과 플러그를 교환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현대자동차 조사팀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동차를 교체하는 주기는
소형 3.7년 대형 2.9년으로 평균 3.4년.

폐차주기는 8년에 불과하다.

미국의 11년 일본의 10년이상에 비해 최소한 20~30%일찍 처분한다.

그러면 승용차는 얼마나 탈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16만km까지는 아무런 문제 없이 운행할 수 있다고 한다.

엔진과 트랜스미션은 이론적으로 50만km까지도 주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출퇴근용 차량이 이만한 거리를 뛸려면 20년이상이 걸린다.

다른 부품이 먼저 노후화돼 그전에 차를 바꿔야 한다.

하지만 거꾸로 부속품을 교체하고 잘 정비하면 20년도 탈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실제로 남미에서는 70년대말부터 선보인 포니시리즈가 아직도 택시로
운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구입의 주된 동기는 모델이나 외관.

이러다보니 자연히 차를 자주 바꿀 수 밖에 없다.

성능과는 상관없이 "구형"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를 바꾸는 사람들이 많다.

액세서리 등 외관에 신경쓰는데 비해 정비에는 무관심한 경향도 강하다.

그러나 정비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자동차는"흉기"가 될 수 있다.

제동장치가 잘 안들어 사고를 내는 사례도 많다.

과속과 급정차 등은 구동계통의 마모를 빠르게 하고 차수명도 단축시킨다.

자동차를 "아끼는 마음"으로 타면 오래동안 새차처럼 쓸 수 있다.

<장유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