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사태등 잇따른 악재로 수출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무역업계에 따르면 "기아사태에 따른 대외신인도 하락과 해외사업
차질 "동남아 외환위기로인한 현지구매력감소 "남북관계긴장등이 겹치면서
하반기 수출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게다가 큰 기대를 모았던 엔화강세도
주춤하고 있어 수출업계의 불안을 더해주고 있다.

기아사태이후 종합상사등에는자동차난 기계류거래와는 전혀 상관없는
해외바이어들이 기아파장을 문의해오는 경우도 있다.

수출 주력시장의 한 곳인 동남아의 경우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
네시아등에서 상반기 수출회복을 주도했던 화학 철강등 거의 전업종에
걸쳐 현지수입수요가 실종상태다.

태국 바트화 사태가 본격적으로 나타나지않았던 덕분에 상반기 지역에
대한 수출은 작년같은 기간보다 5.7%늘어난 85억8천3백만달러에 달했다.

동남아시장이 주력인 가진 기계와 플랜트 수출업계는 오더감소와 기존
계약분에 대한 신용장 개설 지연, 가격재협상움직임등으로 최근들어 크게
고전하고있다.

종합상사를 비롯한 무역.플랜트건설업체들은 대부분 현지 차입을 통해
영업을 하고있는데 기아사태로 차입금리상승을 걱정하고있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현재도 스프레드(가산금리)가 높은 편인데 더
오르면 해외프로젝트의 상당수를 재검토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상반기 수출숨통을 트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던 엔화강세도 최근들어
약세조짐이 뚜렸지고있어 무역업계의 부담이 되고있다.

종합상사 관계자들은 "일부 바이어들은 최근 한국상황을 노사분규가
극심했던 때보다 더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같다"면서 "품질.납기등을 재차
확인하는 사례가 급증하고있다"고 전했다.

수출업계는 이같은 충격을 최소한으로 줄이기위해 가격인하를 통해
바이어관리에 들어가는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이동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