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서울의 중심부인 중구.

우리나라 경제산업활동의 중심지인 이곳은 한낮에는 무려 3백50만명의
인구가 북적거린다.

하지만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13만명의 상주인구만 남게 되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는 곳이다.

따라서 중구에서 생각하는 주민이라는 개념은 단지 거주민에 국한되지
않는다.

모든 문화예술 관련정책도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활동인구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이같은 특성때문에 관내주민을 위한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적지 않지만
대부분 행사가 전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꾸며진다.

관내에 산재해 있는 고궁 등 각종 문화재와 공연장 극장등 문화공간 또한
구민들 것만이 아니다.

중구청 문화공보담당관 김용중씨는 "수도서울의 중심부로서 이곳에
들어와 활동하는 모든 사람들이 주민이라는 생각을 전제로 문화정책을
펴고 있다"고 밝히고 이를 통해 "문화 산업 경제의 중심지였던 옛중구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은 또 수도서울 6백년 역사의 중심부를 이뤄왔기 때문에 갖가지
문화유산들이 살아 숨쉬고 있는 곳.

국보 제1호 숭례문을 포함, 21개의 사적과 유형문화재 민속자료들이
자리잡고 있다.

구청에서는 이들 유적지가 서울시민들의 편안한 휴식공간이 될수 있도록
하는 한편 구민들의 애향심 고취를 위해 지난 94년부터 관내 초.중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문화재 탐방교실을 운영, 큰 성과를 거두었다.

숭례문 원구단 구러시아공관 서울 성곽 장충단비 덕수궁을 탐방하는
문화재교실은 지금까지 32회 실시됐다.

앞으로는 가족단위의 답사코스도 개발할 예정.

이밖에도 매년 10월8일 명성황후 시해시 일본 낭인들을 물리치다
장렬하게 순직한 궁내부대신 이경직외 7인의 호국영령들의 충절을 기리기
위한 장충단제 및 매년 1월1일 열고 있는 통일기원 남산봉화식도 구민들의
화합을 다지는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

중구를 생활터전으로 삼고 있는 직장인들을 위해 관내 문화공간을 최대한
활용, 이들에게 문화향수의 기회를 넓혀주려는 활동도 눈에 띈다.

매주 수.토요일 국립극장 놀이마당에서 열리는 야외공연과 정동극장의
공연프로그램을 비롯 신당동 한성플라자 야외무대와 청구초등학교, 원구단,
쁘렝땅백화점 파리광장, 구청광장 등에서 열려온 "도심속의 작은음악회"는
구민은 물론 직장인들의 문화정서함양에 커다란 역할을 해왔다.

이밖에도 지자제 출범이후 구민결속을 위해 지난해부터 개최한
"구민한마음축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행사.

수표답교놀이와 남산골 선비들의 한량무 등 전통놀이와 합창 성악
가요에 이르기까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독특한 공연을 펼쳐 인기를
모았다.

구민회관과 문화원을 활용한 각종 기획행사도 중구의 자랑거리.

구민회관강당에서는 청소년음악회와 극단 초청 공연 등을 수시로 열고
있다.

또 서울시내 25개 구청가운데 몇 안되는 문화원을 운영, 사물놀이 사진
서예 주부건전가요 등 강좌를 개설, 구민들의 건전한 여가활동을 돕고
있다.

패션의 거리 명동의 옛명성을 되찾기 위해 매년 봄.가을 두차례 열리는
명동축제도 큰 행사.

명동을 세계적인 패션의 거리로 육성한다는 목표아래 패션쇼 레이저쇼
미스명동선발대회 노래자랑 등을 열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