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에 또다시 괴자금 루머가 나돌고 있다.

괴자금 관련소문은 종전까지만 해도 "어느 기업이 수천억원규모의 괴자금
사용 오퍼를 받았다더라"는 식이었다.

그러나 최근에 나도는 것은 이보다 훨씬 구체적이다.

기업이 아예 이 자금을 쓰고 있다는 내용이다.

기업명에다 금액까지 거론되고 있다.

루머의 내용은 이렇다.

"은행으로부터 금융지원을 받고 있는 A기업은 5천억원의 자금을 빌렸다.

그래서 경영권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최근 자금난으로 홍역을 치른 B기업은 1조원가량의 괴자금을 끌어들였다.

이 기업은 빌린 자금을 어음결제에 사용하고 있다.

괴자금의 금리는 연6.0%이다"

출처는 언제나 그렇듯 분명치 않다.

이와관련, 해당기업의 거래은행들은 "자금사정이 어떤지 계속 알아보고는
있지만 아직 그같은 사실은 들은 바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도 A기업의 거래은행은 "자금이 어렵다는 말은 하고 있지만
은행에 공식적인 자금요청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현재 금융거래 관행상 이같이 조단위의 자금이
암암리에 오간다는 것은 말도 안되다"며 "하지만 이번은 상당히 그럴듯하게
포장돼있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닐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최근에는 해외로부터도 대규모의 괴자금이 들어와 국내기업들을
유혹하고 있다는 얘기들이 나돌고 있다.

<이성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