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이 정상적인 대출절차를 거치지않은 채 개인에게 45억원을 임의
로 빌려줬다가 떼인 사건이 발생했다.

30일 은행감독원에 따르면 조흥은행 삼풍지점은 지난달 27일오전 평소 거
래가 있는 L씨(33)로부터 "오후에 갚아줄테니 45억원만 통장에 입금시켜달
라"는 전화를 받고 임의로 입금시켜준 사실이 드러났다.

조흥은행은 이과정에서 평잔 3-7억원에 불과한 개인에게 45억원을 대출해
준데다 담당직원이 지점장에게 보고조차 하지않아 내부통제에 심각한 허점
을 드러냈다.

그러나 L씨가 약속을 지키지않고 돈을 갚지 않자 조흥은행은 이달 2일 뒤
늦게 L씨소유의 부동산을 담보로 잡았으나 아직 담보설정절차가 완료되지않
은 상태이다.

조흥은행은 무자본입금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해당지점장을 대기발령하는
한편 지난 28일 L씨를 서울형사지법에 사기죄로 고소했다.

은감원 관계자는 "은행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조사
가 진행되는대로 은행문책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