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부터 "교황주일"이 시작된다.

교황주일이란 한국에 대한 교황의 특별한 은총을 기리는 기간.

한국천주교회는 교회창설 이후 역대 교황의 각별한 총애를 받아온 것을
기념, 30년대초부터 매년 성베드로와 성바오로 사도대축일(6월29일) 다음
1주일을 교황주일로 정해 지키고 있다.

로마교황청은 선교사도 없이 탄생한 조선교회에 특별한 관심을 쏟았으며,
"피의 박해"로 걷지도 못하는 조선교회를 대목구로 설정하는 등 한국교회를
살리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일제강점기에는 순교자 79위에 대한 시복식을 베풀어 나라 잃은 슬픔을
위로했고,지금의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는 두번이나 한국을 방문했다.

교황이 한국에 처음 알려진 것은 1610년대.

이수광이 마태오리치의 천주실의에 대해 언급하던 중 교황을
교화황이라고 부르는 대목이 나온다.

1784년 서울 명례방에서 신앙공동체가 형성되면서 한국교회는 로마와
인연을 맺는다.

이 무렵 제2백50대 교황 비오6세는 조선에 교회가 탄생한 사실과
조선신자들의 요청으로 선교사 1명을 파견한다는 북경교구장 구베아
주교의 서한을 받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면서 조선교회에 교황강복을
보냈다.

2백54대 그레고리오16세는 친서를 통해 조선대목구를 설정하고, 초대
조선대목구장으로 임명된 브뤼기에르 주교가 사망하자 2대 교구장에
앵베르 주교를 임명하면서 조선대목에게 보좌주교 선정권한을 부여해
대목직이 중단되지 않도록 했다.

2백55대 비오9세는 김대건 신부등 조선 순교자 82위를 가경자로 선포,
한국교회의 성인탄생 계기를 마련했다.

일제강점기인 1925년 7월 교황 비오11세는 가경자 82위중 79위에 대한
시복식을 거행,식민지 국민의 아픔을 달래줬다.

2백62대 교황 바오로6세 시절인 65년부터는 우리땅에서 모든 미사가
한글로 봉헌됐다.

78년 즉위한 요한 바오로2세는 84년 교황으로는 처음 한국을 방문,
여의도광장에서 1백3위 순교복자 시성식을 거행했으며 89년에도 서울
세계성체대회에 참석했다.

사제서품 50주년 기념으로 최근 국내에서도 출간된 그의 자전에세이
"은총과 신비" (김영사)에는 문학소년이던 그가 2차대전과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삶의 행로를 바꾼 얘기와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 담겨 있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