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관문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 (NAIA).

분주한 활주로 오른편에 말끔한 창고형 건물 하나가 자리잡고 있다.

이 건물은 국제특송업체인 TNT익스프레스월드와 이드(TNTEW)의 아시아.
태평양 시장공략을 위한 전진기지인 ''집배송센터(hub)''이다.

집배송센터란 위탁화물을 모아 최종 목적지별로 재분류한뒤 발송하는
곳이다.

우체국과 같은 역할을 한다.

지난 6일 문을 연 이 집배송센터를 활용, TNTEW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을
환벽한 익일서비스체제로 묶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내에스는 위탁화물배달을 24시간안에 마무리하고 있다.

예를들어 서울에서 한 은행이 입철서류를 싱가포르 지사로 우송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서류는 일단 다른 위탁화물들과 함께 필리핀 집배송센터로 날아간다.

여기서 싱가포르행 화물로 분류된뒤 최종목적지로 떠난다.

고객의 문앞에 입찰서류가 도착하는데까지 24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TNTEW는 이같은 방식으로 서울 싱가포르, 홍콩, 타이베이등 아시아,
태평양지역 30여개 주요도시를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다.

존 펠로우스 회장은 ''이같은 서비스는 집배송센터외에도 전용비행기가
있기 때문에 비로소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남의 비행기를 이용할 경우 스케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TNTEW는 이지역에 B27기 1대, BAe146s기 2대등 모두 3대의 전용비행기를
투입하고 있다.

집배송센터로 필리핀을 선택한 것과 관련, 펠로우스 회장은 ''필리핀이
지정학적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역내 어느 지역으로도 빠르게 연결될 수 있는 장점이 있기때문이라는
설명이다.

TNTEW는 세계 4대 특송업체의 하나이다.

네덜란드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이회사는 최근들어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대한 투자를 선도하고 있다.

TNTEW는 지난 93년 업계에서 처름으로 이지역에 집배송센터를 마련하고
전용비행기를 띄워 아시아.태평양시장을 익일서비스체제로 묶었다.

덕분에 아시아 시장의 27%를 장악, DHL에 이어 확고한 2위자리를
구축하고 있다.

3위인 페더럴익스프레스와는 10%포인트 이상 큰 격차를 두고 앞서고 있다.

이는 DHL UPS등 경쟁업체들이 앞다퉈 이지역에 집배송센터를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

TNTEW의 아시아시장 공략을 위한 노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회사는 지난 6일 집배송센터를 필리핀 국내선공항에서 니노이
아키노국제공항으로 확장 이전했다.

위탁화물이 도착하는 국제공항에 집배송센터를 마련함으로써 화물처리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펠로우스 회장은 ''집배송센터이전으로 화물처리시간이 크게 단축된 것은
물론 넓은 공간을 확보, 미래 수요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TNTEW가 아시아.태평양 시장에 특히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이지역의 성장잠재력 때문이다.

진 노엘 국제담당 수석부사장은 ''지난 95년 아시아.태평양지역
화물수송수요는 9년에 비해 71%나 늘어났다''면서 ''고속성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회사의 대아시아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펠로우스회장은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등에 대한
신규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다.

우선 지난해 중국에 4개 사무소를 개설한데 이어 올해는 5개 사무소를
더 낼 계획이다.

말레이시아에도 사무소 1개를 설립한다.

인도네시아에는 2개를 개설할 예정이다.

베트남에 대한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TNTEW의 경영철학은 ''고객만족''이다.

''We take it personally''라는 기업 슬로건에서 이간츤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다.

이는 말그대로 내물건을 내가 운송하는 것처럼 빠르고 안전하게 배달
하겠다는 뜻이다.

특송의 생명인 신속성, 안전성 마인드를 조직 구석 구석에 뿌리내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포장지, 오토바이, 트럭등 모든 회사비품의 색깔을 오렌지색으로 바꾼데도
이간은 경영진의 의지가 담겨 있다.

오렌지색은 따뜻함과 충성심을 나타내는 색깔.

이는 곧 고객에 대한 따뜻한 서비스, 고객에 대한 충성심을 상징한다.

존 펠로우스 회장은 틈만 나면 단한장의 서류에서부터 한트럭분의
컴퓨터 부품까지 차별없이 최선의 서비스를 다하라고 말한다.

그는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그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