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국의 어류남획에 따른 동아시아 수역의 황폐화로 갈치 고등어
등 우리 밥상에 자주 오르는 생선을 구경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남획으로 인한 수산자원의 고갈 현상은 조기나 갈치 민어 등 생장
주기가 긴 고급어종일수록 심해 문제의 심각성은 갈수록 더할 전망이다.

17일 해양수산부와 수협에 따르면 올들어 3월까지 고등어 어획량은
2만6천6백58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어획량 10만9천91t의 24.4%에
불과했다.

고등어 어획고가 이같이 줄어든 것은 지난 겨울 남해안의 수온이 예년보다
1~3도 가량 높았기 때문에 어군이 분산됐다는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으나 제대로 크지도 않은 소형어를 지난해 많이 잡았다는 것도 무시못할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우리가 96년 한해동안 평년의 두배에 달하는 40만t이상의 고등어를 잡는
등 한중일 3국의 어민들이 완전히 성장하지 않은 어린 물고기도 그만큼 많이
포획, 새로운 어군이 자랄 때까지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올해들어 5월까지 고등어잡이 어선은 사실상 개점휴업상태에
들어가게 됐다.

작년 3월까지 2천6백70t에 달하던 명태 어획고도 크게 줄어들기는
마찬가지다.

올해에는 같은 기간동안 55.2%에 불과한 1천4백74t이 잡히는데 그쳤다.

명태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러시아 일본 북한 등 인근 국가의 선단들이
앞다퉈 잡아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참조기 역시 지난해 3월까지 7천4백81t이 잡혔던 것이 올해에는 3천23t
으로 지난해의 40.5%에 불과해 59.5%가 줄어들었다.

갈치도 이같은 현상에는 예외가 아니어서 올해 3월까지 생산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16.1%가 감소했다.

특히 동중국해가 가장 큰 어장인 갈치는 중국어선들의 세력이 최근
급격하게 늘어남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잡아들일 물량이 부족하게 됐다.

한편 정부는 이같은 어획량부족현상이 가격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수입량을 늘리고 있어 수산자원과 관련된 국제수지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관련 수산진흥원 박종화 연구관은 "수산자원의 회복을 위해서는 최소
1~2년동안의 휴지기가 필요하지만 한.중.일 3개국이 잡아들이기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일"이라며 "미래를 내다보는 관점에서
어족자원보호를 위한 3국간의 획기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 장유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