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는 9일 간부회의를 열어 김대중 총재를 야권의 단일 대선후보로
내세우기 위한 "야권 대통령후보 단일화 추진위원회(대단추)"를 발족했다.

대단추는 위원장 한광옥 부총재 부위원장 박상천 원내총무를 비롯 조세형
이종찬 박상규 김근태 부총재, 김영배 국회부의장 김봉호 지도위의장 김인곤
의원 임채정 정세분석실장 박광태 수석사무부총장 등 모두 11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이같은 대단추의 인적 구성은 국민회의가 자민련뿐만 아니라 구여권 재야
등 정권교체에 뜻을 두고 있는 모든 세력을 단일화협상 범주에 넣고 접촉을
벌여나갈 계획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광옥 부총재가 위원장을 맡은 것은 지난해부터 사무총장으로서 자민련
김용환 총장과 구축한 협상채널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한부총재는 공화당 출신으로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교분을 쌓아온 김인곤
의원과 팀을 이뤄 자민련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김총재측은 또 김근태 부총재에 대해 그가 몸담아온 재야및 당내 비주류를
적극 포용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종찬 부총재는 구 민자당 경선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만큼 "정권교체
희구세력의 대연합론"을 역설하며 여권의 경선전후 이탈세력을 "이삭줍기"
하는 한편 박태준 전 포철회장 등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버림받은" 여권
인사를 영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정동영 대변인은 "대단추는 비단 자민련과의 단일화 협상에
그치지 않고 구여권인사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 재야 등 정권교체에 뜻을
같이하는 세력과도 광범위한 접촉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야권의 단일화논의는 그동안 국민회의.자민련간의 후보단일화, 즉 김대중.
김종필(DJP) 연합과 범야권 단일화로 크게 나뉘어 진행돼 왔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국민회의가 이날 표방한 "자민련은 주협상 파트너
이지만 유일한 협상대상은 아니다"라는 입장은 그동안 한광옥-김용환 총장간
논의 주제였던 DJP 연합론에 변화를 준 것으로 볼수 있다.

이는 일면 DJ측이 당내 비주류의 주장을 일부 수용한 결과일 뿐만 아니라
자민련이 DJ로의 단일화를 끝내 수용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포석이다.

자민련을 제외한 야권 단일후보를 추진할수 있다는 카드로 자민련을 압박
하되 자민련이 뜻을 굽히지 않는다면 차선책으로 자민련외 야권의 후보단일화
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회의는 현재로서는 재야나 민주당 통추 등 다른 정치세력을
초반부터 참여시켜 협상을 진행하기를 원하지는 않고 있는 듯하다.

대단추 관계자도 "앞으로 자민련을 주협상 파트너로 삼아 누구를 단일후보로
할 것인지와 내각제 수용여부 및 시기 단일화시기 등의 문제를 큰 줄거리로
협상을 벌여나갈 것"이라며 "본격적인 협상은 "자민련 전당대회 이후"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허귀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