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기업인수합병)시장에 기업매물이 쏟아지면서 기업소유권 인수대가인
"경영권프리미엄"이 폭락하고 있다.

1~2년 전만해도 자기자본의 1~2배가 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었으나
요즘엔 프리미엄이 없거나 인수가격이 자기자본 이하로 결정되는 마이너스
프리미엄도 나타나고 있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경쟁력이 없는 기업이나 사업군을 매각하려는
쪽은 급증하고 있으나 경기불황속에 사업을 확장하려는 기업들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6일 M&A업계에 따르면 최근 재계 20~30위권에 속해 있는 3~4개 대기업그룹과
31~50위권의 4~5개 중견그룹이 경쟁력이없는 기업을 매각한다는 계획을
수립, M&A시장에 매물로 내놓고 있다.

그러나 매수세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건설 신용금고 섬유등 비인기 업종의 기업매물은 경영권프리미엄
을 거의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코미트M&A 윤현수 사장은 "기업매물이 많다 보니 M&A시장에서 가격결정을
수요자가 좌우하고 있다"며 "1~2년 전만해도 자기자본의 2~3배정도를
주어야 기업을 인수했으나 최근에는 약간의 프리미엄을 얹어 주거나
자기자본 또는 그 이하로 매입하는 경우마저 생겨나고 있다"고 밝혔다.

최초의 기업매물실태에 대해 삼정M&A.파이낸스 조민식 선임컨설턴트는
"주력사업과 연관성이 없거나 경쟁력이 낮은 기업을 매각해 달라는 대기업
그룹이 급증하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형확대 또는 부동산투자의 일환으로 벌여온 사업확장이 오히려
기업부실을 초래하고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애물단지가 되자 상당수
대기업들이 서둘러 몸집줄이기에 나서면서 기업매물이 넘치고 있다"고 설명
했다.

반면 기존 기업을 인수하려는 매수세력은 자취를 감춰 거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2~3년간 M&A시장의 단골손님이었던 한솔 거평 신호 나산그룹등이 최근
들어서는 기업인수는 고사하고 오히려 기존사업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그룹과의 계열분리후 새로운 "기업사냥군"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됐던
제일제당 신세계등도 기존기업 인수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 기업매수세는
미약하기만 하다.

대우증권 이황상 M&A팀장은 "소규모기업을 매매하는 거래는 종종 이루어지고
있으나 중견기업 이상의 매매거래는 매우 드문 편"이라며 "해당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이나 마케팅력 등의 강점이 없는 기업은 매수자를 찾기조차
힘든 상태"라고 밝혔다.

< 현승윤.최명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