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대통령후보 경선전에 가장 뒤늦게 합류한 이수성 고문이 무서운
속도로 뛰기 시작했다.

경선출마를 공식선언하기 전에 이미 "빅3"로 분류돼온 이고문은 2일 여의도
당사를 찾아 중앙당 당직자들에게 "이제 나도 뛴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데
이어 3일 1박2일간의 일정으로 민주계의 본거지인 부산.경남지역 공략에
나섰다.

이고문은 이날 오전 정치발전협의회 개소식에 참석한뒤 곧바로 부산으로
내려가 한보비리로 구속중인 홍인길 의원의 지구당과 김정수 정재문 정의화
의원의 지구당을 순방, 인물 알리기에 들어갔다.

그는 이날 오후엔 권철현 의원 후원의 밤 행사에 참석한뒤 김운환 부산시
부장을 비롯한 부산지역 의원및 언론인들과 만찬을 함께 했다.

4일에는 부산시의회의원및 구의회의장단과 조찬을 한뒤 최형우 류흥수
김무성 이상희 정형근 의원 지구당을 차례로 찾을 예정이다.

이고문이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후 PK지역을 방문한 것은 지난달 20일에
이어 두번째.

그러나 양산 통도사로 조계종 월하 종정 예방차 잠시 들렀던 지난번 방문
과는 달리 이번은 정치인들과의 접촉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 경선행보임을
명확히 해주고 있다.

이고문이 경선출마 선언후 첫 방문지로 PK지역을 택한데는 다분히 정치적
복선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이 민주계 "대안론"으로 급부상했던 점을 감안, PK지역에서부터
세몰이에 들어가 자신의 지지기반인 TK지역과 PK지역을 한묶음으로 연결하려
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강삼재 전 사무총장을 비롯한 여권핵심부 인사들이 이고문을 측면 지원
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는데 이고문측은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이고문측은 최형우 고문계 원외위원장 모임인 정동클럽이 이고문에 우호적
입장을 보이고 있고 TK지역 원내외 위원장들의 지지표명도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지지의사를 밝힌 원내외 위원장은 60여명"이라며
"주말께면 세확산 윤곽이 서서히 드러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고문측은 원내외지구당 위원장및 대의원 포섭 등 당장악 작업은 착착
진행돼 가고 있어 별 문제가 없으나 이회창 대표나 박찬종 고문과 같은
대중적 인기는 미흡하다고 판단, 앞으로 이의 보강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계획도 마련해놓고 있다.

<김삼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