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브랜드 아이스크림이 국내 빙과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해 들어오고
있다.

소득수준의 향상과 소비자들의 입맛 고급화에 편승해 수입브랜드 아이스크림
업체들은 지난해 8백50여억원의 판매를 기록했다.

전체 빙과류시장(7천4백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를 넘어섰다.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브랜드의 아이스크림은 "배스킨라빈스"
"쓰리프티" "하겐다즈" "아이비요크" 등 30여개.

이중 19개가 작년에 진출했다.

최근들어서는 미국식에 이어 "삐에로" "오크클래식" 등과 같은 유럽및
호주식의 색다른 아이스크림 브랜드도 속속 들어오고 있다.

외국 아이스크림업체들의 공세가 이처럼 거세지는 추세여서 수입브랜드
아이스크림의 시장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업체들도 수입브랜드 아이스크림의 시장잠식을 저지키 위해 고급
아이스크림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어 장차 수입아이스크림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입브랜드 아이스크림의 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수입브랜드 아이스크림은 지난 83년 코니아일랜드의 상륙과 함께 선을
보였다.

국내시장에 등장한지는 14년이 됐으나 소비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들어서다.

햄버거와 피자가 80년대를 거쳐 외식의 주류중 하나로 자리잡자 후식개념이
강한 아이스크림 시장에도 수입브랜드 바람이 불기시작했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소자본 창업열풍과 맞물려 수입브랜드 아이스크림의
체인점은 더욱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 시장규모및 업체 현황

=수입아이스크림의 지난해 판매규모는 8백50여억원.

95년의 5백60억원과 비교할때 무려 52%나 증가했다.

브랜드수는 30여개, 점포수는 1천여개를 넘어섰다.

올해에는 판매액이 1천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빅5"인 배스킨라빈스, 쓰리프티, 하겐다즈, 아이비요크, TCBY 등에 이어
드라이어스, 브레슬러, 프랜들리, 커니셔, 오크클래식 등 헤아릴수 없이
많은 아이스크림 브랜드가 속속 국내에 입성했다.

배스킨라빈스는 95년 충북 음성에 공장을 지어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지만
다른 브랜드는 아이스크림 전량을 해외에서 수입, 공급한다.

때문에 지금처럼 수입브랜드가 늘어나면 해외로 유출되는 외화규모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 성장요인

="바닐라맛" 일변도의 기존 아이스크림에 싫증을 느낀 소비자들이 색다른
맛과 고품질의 아이스크림을 찾기 시작한 때문이다.

TV광고에 나오듯이 한꺼번에 다 욀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아이스크림을
갖추고 있는 게 이들 브랜드의 최대 장점이다.

보통 한 점포에 30가지 이상의 아이스크림이 진열돼 판매되고 있다.

공급가능한 아이템수는 1백종 이상으로 이보다 훨씬 많다.

아이스크림점을 외식업종으로 보면 다른 아이템에 비해 점포개설 비용이
적게 들고 특별한 조리기술이 없어도 돼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다.

또 아이스크림이라서 변질되거나 재고가 쌓이지도 않아 소자본으로 창업
하려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때문에 체인점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객층이 갈수록 두터워지고 있다.

주고객은 10대 후반~20대 초반이지만 20대때 이들 아이스크림을 즐겼던
여성고객이 30대 아주머니가 되어서도 계속 찾을 정도다.

여성들의 다이어트붐을 따라잡기 위해 저지방 저칼로리 제품을 매장에서
제일 좋은 위치에 특별코너로 마련하고 있다.

예컨대 배스킨라빈스의 다이어트코너에는 6~8가지 아이스크림이 여성들을
맞이하고 있다.

케이크 음료 등으로 제품을 다양화해 고객의 발길을 끄는 것도 수입브랜드의
판매가 늘어나는 요인중 하나.

수입브랜드 아이스크림 전문점의 경우 아이스크림 이외의 매출이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 장규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