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숭동 대학로에 자리잡은 연극무대 성좌소극장.

27일 오후 3시 이극장에서는 이색적인 이벤트가 열렸다.

10여평의 연극무대 위에는 53인치의 대형 프로젝션TV가 놓여졌으며
관객들은 연극 대신 TV화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날 이벤트는 6월15일부터 신설될 SBSTV의 "SBS 70분 드라마" 공개
시사회.

SBSTV가 프로그램 시작에 앞서 일반인들을 상대로 시사회를 열기로
하면서 마련된 첫 행사다.

방영 작품은 손홍조 연출 김남 극본의 "가방을 든 남자".

우연히 대통령 이발사로 발탁된 장씨가 청와대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블랙코미디.

62분 가량 걸린 이작품의 시사회가 끝나고 연출자 손홍조PD와 이발사
장씨역의 최용민씨가 무대앞에 나와 관객과 대화시간을 가졌다.

관객들은 연출가가 극에서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이발사인 주인공의
소품이나 분장에 잘못된 사항이 없는지 드라마 내용에 관한 궁금증을
꼬치꼬치 캐물었다.

손홍조PD는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연극무대에 TV를 올리게 되어
무척 부담스럽지만 관객에게 한층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같은 시도를 통해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SBS는 "SBS 70분 드라마"의 사전 제작 작품들을 첫방송에 앞서
성좌소극장과 혜화동 인켈아트홀을 통해 매일 1편씩 시사회를 가질
예정이다.

시사회 시간은 성좌소극장의 경우 매주 화~일 오후 2~3시, 인켈아트홀은
매주 화~일 오후 1~2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