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Solution] 'SI업계 덤핑입찰 막을 수 없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국내 시스템통합(SI)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덤핑입찰 관행이 최근들어
공공프로젝트 수주경쟁에서 재연되고 있다.
경기침체 속에 경쟁이 치열해지자 일부 SI업체가 예정가의 절반도 안되는
금액으로 입찰에 참여하고 발주처는 기술심사를 무시한채 저가 입찰자에게
공사를 맡기기 일쑤다.
업계에 물의를 일으킨 덤핑낙찰 사례로는 지난 1월 발주된 조달업무 EDI
(전자문서교환) 구축 프로젝트를 꼽을 수 있다.
당시 이 프로젝트를 수주한 업체는 예정가의 절반 수준에 공사를 따내
덤핑수주라는 비난을 샀다.
그 공사비로는 조달EDI프로젝트를 도저히 수행할수 없다는게 업계의 시각
이었다.
지난해 10월 발주된 담배인삼공사 전산화사업은 기술심사에서 1위를 차지한
P사가 수주권을 H사에 넘겨 줘야 했다.
H사의 입찰가가 P사보다 약 70억원이 낮았기 때문이라는게 업계의 일반적인
해석이었다.
특히 담배인삼공사는 막대한 분량의 기술제안서를 단 3일에 처리, 담합
의혹이 일기도 했다.
이밖에도 정보통신부의 우편업무전산화사업등 최근 발주된 여러 SI프로젝트
의 덤핑입찰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덤핑입찰은 부실공사로 이어져 숱한 문제점을 낳게 마련이다.
특히 SI프로젝트의 부실은 관련기관 또는 산업계의 정보체계를 마비시키고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체신금융망구축 프로젝트는 덤핑수주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95년 4월 통신전문업체인 D사가 기술력에서 1위 평가를
받은 L사를 물리치고 저가에 수주했다.
D사는 그러나 프로젝트 추진중 기술력 부족등으로 손을 떼고 말았다.
1년여를 허송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가 덤핑수주할 경우 장비에서는 경비를 절감할수 없어
소프트웨어(SW)및 인건비를 줄이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부실시스템 양산,
공기연장, 공사규모 축소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덤핑수주의 피해가 엉뚱하게도 하청업체로 돌아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형 SI업체가 중소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 프로젝트를 수주해 놓고 해당
중소업체에 출혈 납품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그룹웨어업체 관계자는 "SI업체가 구성한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SI프로젝트
에 참가했다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제품을 거의 무상 공급한 경우도 있다"
고 털어놓았다.
덤핑수주의 근본적인 이유는 시장 규모가 한정돼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
특히 최근들어 SI업계에도 경기불황 여파가 불어닥치면서 "손해를 보더라도
공공프로젝트를 잡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한 것도 주요
요인이다.
공공기관들도 덤핑수주의 폐해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게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업계의 과당경쟁 상황을 악용, 무조건 저가낙찰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달청 EDI프로젝트의 경우 발주처가 컨소시엄에 참여한 SW업체에 10억원
규모의 SW를 무상으로 공급하라고 강요한 것은 이를 단적으로 말해 준다.
이처럼 제살깎기식 덤핑수주관행이 만연됨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퇴치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저가입찰제를 가급적 피해 기술력에서 우위에 있는 업체가 공사를 수주할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구체적으로는 <>예정가의 일정수준 이상을 제시한 업체만을 대상으로
기술평가를 실시하는 방안 <>기술평가와 가격평가를 동시에 실시하되 기술
평가에 월등하게 높은 점수를 주는 방안 <>기술력 상위 3~5개 업체가 제시한
가격의 평균치를 산정, 평균치에 미치지 못하는 업체를 우선 탈락시키는
방안등이 제시되고 있다.
공사 단계마다 부실여부를 철저히 가릴수 있는 기술평가제도의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한국SI연구조합의 송태의 부장은 "부실공사가 확인된 업체는 상당기간
공공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화의 근간인 SI프로젝트의 부실로 인한 국가행정및 산업망의 마비라는
엄청난 재앙을 막기 위해 정부및 업계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야할 때다.
< 한우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6일자).
공공프로젝트 수주경쟁에서 재연되고 있다.
경기침체 속에 경쟁이 치열해지자 일부 SI업체가 예정가의 절반도 안되는
금액으로 입찰에 참여하고 발주처는 기술심사를 무시한채 저가 입찰자에게
공사를 맡기기 일쑤다.
업계에 물의를 일으킨 덤핑낙찰 사례로는 지난 1월 발주된 조달업무 EDI
(전자문서교환) 구축 프로젝트를 꼽을 수 있다.
당시 이 프로젝트를 수주한 업체는 예정가의 절반 수준에 공사를 따내
덤핑수주라는 비난을 샀다.
그 공사비로는 조달EDI프로젝트를 도저히 수행할수 없다는게 업계의 시각
이었다.
지난해 10월 발주된 담배인삼공사 전산화사업은 기술심사에서 1위를 차지한
P사가 수주권을 H사에 넘겨 줘야 했다.
H사의 입찰가가 P사보다 약 70억원이 낮았기 때문이라는게 업계의 일반적인
해석이었다.
특히 담배인삼공사는 막대한 분량의 기술제안서를 단 3일에 처리, 담합
의혹이 일기도 했다.
이밖에도 정보통신부의 우편업무전산화사업등 최근 발주된 여러 SI프로젝트
의 덤핑입찰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덤핑입찰은 부실공사로 이어져 숱한 문제점을 낳게 마련이다.
특히 SI프로젝트의 부실은 관련기관 또는 산업계의 정보체계를 마비시키고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체신금융망구축 프로젝트는 덤핑수주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95년 4월 통신전문업체인 D사가 기술력에서 1위 평가를
받은 L사를 물리치고 저가에 수주했다.
D사는 그러나 프로젝트 추진중 기술력 부족등으로 손을 떼고 말았다.
1년여를 허송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가 덤핑수주할 경우 장비에서는 경비를 절감할수 없어
소프트웨어(SW)및 인건비를 줄이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부실시스템 양산,
공기연장, 공사규모 축소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덤핑수주의 피해가 엉뚱하게도 하청업체로 돌아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형 SI업체가 중소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 프로젝트를 수주해 놓고 해당
중소업체에 출혈 납품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그룹웨어업체 관계자는 "SI업체가 구성한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SI프로젝트
에 참가했다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제품을 거의 무상 공급한 경우도 있다"
고 털어놓았다.
덤핑수주의 근본적인 이유는 시장 규모가 한정돼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
특히 최근들어 SI업계에도 경기불황 여파가 불어닥치면서 "손해를 보더라도
공공프로젝트를 잡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한 것도 주요
요인이다.
공공기관들도 덤핑수주의 폐해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게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업계의 과당경쟁 상황을 악용, 무조건 저가낙찰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달청 EDI프로젝트의 경우 발주처가 컨소시엄에 참여한 SW업체에 10억원
규모의 SW를 무상으로 공급하라고 강요한 것은 이를 단적으로 말해 준다.
이처럼 제살깎기식 덤핑수주관행이 만연됨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퇴치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저가입찰제를 가급적 피해 기술력에서 우위에 있는 업체가 공사를 수주할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구체적으로는 <>예정가의 일정수준 이상을 제시한 업체만을 대상으로
기술평가를 실시하는 방안 <>기술평가와 가격평가를 동시에 실시하되 기술
평가에 월등하게 높은 점수를 주는 방안 <>기술력 상위 3~5개 업체가 제시한
가격의 평균치를 산정, 평균치에 미치지 못하는 업체를 우선 탈락시키는
방안등이 제시되고 있다.
공사 단계마다 부실여부를 철저히 가릴수 있는 기술평가제도의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한국SI연구조합의 송태의 부장은 "부실공사가 확인된 업체는 상당기간
공공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화의 근간인 SI프로젝트의 부실로 인한 국가행정및 산업망의 마비라는
엄청난 재앙을 막기 위해 정부및 업계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야할 때다.
< 한우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