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21세기를 창조하는 기업, 현대"라는 미래 비전을 제시한
것은 20세기 한국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낸 현대가 앞으로는 세계
인류의 풍요로운 삶에 기여하는 세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국내 최대기업으로 성장한 현대그룹이 이제는 세계로
시야를 넓혀 인류의 미래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데 앞장서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창조적 인재 육성과 첨단기술 개발, 지구촌 경영체제 구축 등 3가지
경영방향은 궁극적으로 세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이뤄야할
과제라는 설명이다.

특히 인재 육성과 첨단기술 개발은 글로벌 경영체제 구축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달성하기 위한 디딤돌인 셈이다.

현대그룹의 이같은 미래 비전은 각 계열사들이 세계 초우량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현대자동차는 2000년 20조원의 매출을 올려 세계 10대 자동차메이커로
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자동차는 이를 위해 2000년까지 기존의 승용차 모델을 5개에서
10개로 확대하고 내수 1백20만대와 수출 1백20만대 등 2백40만대 판매체제
달성한다는 목표를 마련했다.

현대전자는 2000년까지 해외에 모두 1억달러를 투자해 해외매출
1백34억달러를 포함해 모두 21조5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기가급 D램 메모리반도체를 비롯해 비메모리반도체 초박막액정
표시장치(TFT-LCD) 위성통신망사업 첨단자동차전장사업 멀티미디어가전
등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며 미주 유럽에 반도체생산시설을 증설하고
한국-동남아-중국을 잇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생산 글로벌 네트워크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현대건설은 21세기 세계 10대 건설업체로 성장한다는 전략아래 2000년
10조원, 2006년 27조원의 매출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2000년대에는 서남아시아-중앙아시아-아프리카로 사업지역을 확대하고
총26개 현지법인과 53개 지점을 확보해 해외 건설사업의 거점을
다원화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2000년까지 종합중공업체제를 완전히 구축해 매출규모를
12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조선비중을 95년 43%에서 2000년 25%로 낮추고 플랜트
기계분야를 중점 확대해 사업구조를 안정화시킨다는 전략이다.

현대종합상사는 2000년까지 "GREAT 21-지구촌시대를 선도하는 초국적
종합상사"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세계 51개국, 1백2개 해외지사를 토대로
지역본사를 설치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키로 했다.

또 M&A 정보통신사업 물류사업 유통사업 등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
2000년에는 36조8천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현대그룹은 이와 함께 첨단기술을 이용, 기존사업을 고부가가치화하고
우주.항공 정보통신 신소재 등의 미래산업을 집중 육성해 새로운 50년을
열어나가겠다는 각오다.

< 김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