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티퍼킨스는 지난 95년11월 "환경정책(Environmental Policy)"을
발표했다.

배기가스, 소음을 유발하는 엔진생산업체로서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인정하고 그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고 다짐한 것.

16명으로 구성된 환경위원회가 조직됐고 기존의 저배기가스 엔진개발
노력에 박차를 가했다.

저공해 엔진개발의 주역은 베리티 퍼킨스 테크놀로지(이하 테크놀로지).

그룹산하 기술개발 담당 계열사로 5백여 엔지니어들이 포진하고 있다.

테크놀로지의 최대과제는 2010년까지 "제로엔진(Zero Engine)"을 개발하는
것.

공해물질 배출이 거의 없는 고연비 청정엔진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자체 개발한 엔진내부실험 소프트웨어, 크랭크샤프트 움직임 분석
소프트웨어가 이 계획을 뒷받침한다.

보브 사우스넬 테크놀로지 마케팅 담당 이사는 "엔진의 심장부는
연소실이다.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 연소상태를 수치화할 수 있고 그 수치를 바탕으로
"버추얼 엔진(Virtual Engine)"을 제작한다"고 설명한다.

시제품 없이 버추얼 엔진만으로 각종 실험을 진행, 과다한 비용 투자없이
제로엔진 생산에 접근하고 있다.

배기가스 뿐만아니라 엔진의 소음 진동을 최소화하는 일도 테크놀로지의
과제.

이 연구는 동굴처럼 만들어진 "노이즈 룸(Noise Room)"에서 실시된다.

엔진음을 컴퓨터에 입력,미리 설정한 최소소음과 진동에 맞추어 가는
시뮬레이터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저공해 저소음 엔진개발에 발맞춰 생산과정의 청정화도 진행중이다.

연내에 ISO 4001 인증획득을 목표로 생산라인 전반을 점검하고 있고
작업환경도 개선됐다.

피터버러 공장내 100시리즈 엔진 생산라인이 대표적인 사례.

고품질 음향절연체(acoustic insulation)를 사용, 건설됐고 조립라인의
개인장비도 저소음 전자장비가 사용된다.

볼트를 조이는 기계음보다 사람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릴 정도로 소음을
줄였다.

밝은 베이지색 벽면과 조명이 단정히 정리된 주변과 어울려 깨끗함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베리키 퍼킨스의 환경개선 노력은 회사내부활동에 그치지 않는다.

축적된 기술 경험을 지역사회와 공유한다.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사업관련 환경회의(Business and Environment
Conference)"를 구성, 회사의 노력을 소개하고 지역사회 환경운동에도
동참한다.

그 한가지 예로 피터버러 지역 에너지 사용현황 보고서 작성사업에 참여,
환경개선을 위한 기초 자료수집에 나서고 있다.

공장주변을 정돈, 지역 주민에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3억7천여만원을 들여 피터버러 본사 인근 오염된
습지를 매립, 호수로 만들었다.

"환경투자는 비용이 아니라 성공의 열쇠이다"

알란 코페 환경위원회 위원겸 그룹감사의 말은 베리티퍼킨스의 환경에
대한 시각을 한마디로 표현해준다.

베리티퍼킨스의 공해물질 최소화 노력은 종업원, 지역사회에 쾌적한 환경을
보장해주고 그 대가로 "그린 테크놀로지(Green Technology)의 선두주자"라는
월계관을 이 회사에 씌워줬다.

[ 영국 피터버러 = 고호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