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13일 프레스센터에서 중앙일보.MBC공동주최
시민토론회에 대선예비주자자격으로 참석, 대선전략과 현안에 관한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김총재의 이날 발언중 <>내각제수용 및 박태준 전포철회장과의 협력
가능성 <>김영삼 대통령의 탈당 및 거국내각구성요구 <>제3후보 검토용의
등을 밝힌 대목은 대선정국전개와 관련해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김총재는 자민련과 내각제를 고리로 한 후보단일화 협상과 관련, "협상
과정에서 단일후보 내각제개헌 수용여부 및 개헌시기 등이 일괄타결될
것으로 본다"며 "내각제를 수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내각제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 상당히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김총재는 5.16쿠데타 주역중의 한사람이었던 김종필 총재의 자민련이
군사정권의 연장이 아니냐는 질문에 "군사정권에 참여했던 사람이 자민련에
있다고 자민련이 군사정권의 연장선에 있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신한국당이
군사정권의 연장에 있는 것"이라고 반격한뒤 "자민련은 지난 1년간 민주주의
로 가는 정당으로서의 자세를 확실히 했다"고 강조했다.

김대중 김종필 총재 박전포철회장간 3자(DJT)연합 가능성에 대해 김총재는
"박전회장의 정계복귀는 그의 명예를 회복하고 경제권위자로 경제회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이라며 "세사람이 협력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기대를 표시했다.

하지만 김총재는 자민련과 후보단일화 협상과정에서 자민련 김총재에게
후보자리를 양보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앞으로 잘 풀어가도록 할
것"이라며 즉답을 회피했다.

김총재는 야권 제3후보론에 대해 "실현성이 크지는 않지만 그것도 국민의
여론이므로 진지하고 겸허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DJP연합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여론조사결과에 대해서도 "(DJP
연합이 이뤄지면) 내가 나가건 자민련 김총재가 나가건 된다는 여론도 있고
제3후보로는 구체적으로 누구를 할 것이냐는 문제도 있다"고 밝혔다.

김총재는 힘을 잃은 김대통령과 신한국당으로는 내우외환의 나라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없다며 전국민적 협력을 받을 수 있는 체제를 만들기 위해
김대통령의 신한국당 탈당과 거국중립내각 구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총재는 자신의 이같은 주장을 신한국당과 청와대가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김대통령이 실기하고 있어 무척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대선자금 문제에 대해 "김대통령은 대선자금 한보로부터 받은
돈 노태우씨와의 관계를 분명히 밝히고 국민의 이해와, 필요하다면 용서를
받아야 한다"며 "정경유착을 끊고 정치개혁의 목적이 달성된뒤 국민이
동의하면 관대하게 할 수 있으며 그런 일은 많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총재는 "이번 대선에서 여당프리미엄이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면서
"6월 임시국회에서 공명선거가 될 수 있도록 관련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사회자가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합동의원총회
자리로 착각이 든다"고 할 정도로 국민회의는 물론 공조파트너인 자민련
에서도 당3역 등 당직자와 현역의원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 허귀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