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D for 1"

클래식 음반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CD..."는 클래식CD 1장 가격 (1만2천~5천원)에 2장의 CD를 넣어
판매하는 음반.

국내 클래식 음반가에 "2CD..." 바람이 분 것은 EMI가 지난해 2CD 형태로
내놓은 기획.

편집음반들이 잇달아 히트치면서부터.

영화속에 나오는 클래식음악 28곡을 모은 "시네마클래식"의 판매량이
5만장을 넘어섰고 38곡의 주옥같은 오페라아리아가 수록된 "베스트
오페라 앨범"이 1만5천장이상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성공에 고무된 EMI는 올들어 "베이비 클래식스" "디스 이즈
더 킹스 싱어즈" "베스트 클래식스 오브 96" "마법의 지휘봉" "전설적인
지휘봉" "최고의 카라얀앨범" 등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어 5월중 "위대한 레코딩들"이라 이름붙인 일련의 기념음반을 출시할
계획.

"2CD..."시장을 놓고 EMI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회사는 폴리그램.

"위대한 한국의 바이올리니스트" "세기의 위대한 지휘자" "키즈 클래식스"
"스쿨 클래식스" 등을 내놓았다.

이 가운데 "세기의..."와 "스쿨..."은 1만장 가까이 판매됐다.

곧 영화"샤인"에 나오는 클래식음악 전곡을 수록한 앨범을 선보일 예정.

"96년 비엔나 신년음악회" "존 파이퍼를 기리며" "핀커스 쥬커만
바이올린" 등 3종을 내놓은 한국BMG는 10타이틀 정도의 시리즈를
기획중이고 워너뮤직도 곧 2CD음반을 출시할 계획이다.

"2CD..."는 원래 필립스 데카 도이치그라모폰 등 세계적인 메이저
음반사가 93년부터 20~30년 지난 연주녹음을 재편집해 "필립스듀오"
"더블데카" "더블DG" 등의 레이블로 내놓은 음반.

우리나라에서 2CD 형태의 음반이 각광받는 이유는 물론 경제성.

1장의 가격에 풍성하고 다양한 연주를 감상할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음반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레퍼토리에서 발췌한 만큼
녹음의 질도 걱정없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제작비를 적게 들이고도 어느 정도의
판매량이 보장된다.

외국에서는 활발한 염가음반시장이 형성되지 않는 것도 이유의 하나.

6천~7천원의 염가음반이 저급하다는 인식때문에 잘팔리지 않기 때문에
포장을 달리 해서 내놓는다는 설명.

"2CD..."음반의 미래에 대해서는 클래식의 대중화에 기여, 음반시장을
확대시킬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과 일종의 거품으로 소재 및 아이디어의
고갈과 소비자들의 식상함이 겹쳐 곧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