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박찬종 상임고문은 9일 "경제를 살리려면 이번 대통령 선거를
가난한 선거로 치러야 하고 기업이 본업에 몰두할수 있도록 정경유착의
사슬에서 풀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고문은 이를 위해 정치권이 기업으로부터의 비정상적 자금후원을 포기해야
하며 기업도 정치권과의 자금연계를 과감하게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경유착의 악폐로 인한 준조세 부담, 정치권에 찬바람이 불면 기업이
"독감"에 걸려 경제가 앓아눕는 파행적 기업경영 등이 더이상 지속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박고문은 정경유착 근절 방안의 하나로 "전경련등 각 경제 단체가 신한국당
내 후보경선에서부터 대통령선거 전 과정에 걸쳐 과거와 같은 비합법적,
비정상적 자금후원을 일절 하지 않겠다는 의지와 결단을 국민앞에 공동으로
선언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제도개혁도 필요하고 정치인 스스로가 기업에 손을 내밀지 않아야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이를 확실히 하기 위해 기업측의 줄대기 관행도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셈이다.

박고문은 당내 분열이 심화되고 있는 사태와 관련, "국민 신뢰 회복과 위기
극복에 앞장서야 할 이회창 대표가 이 시점에서 "총재의 견해"를 빌어서
당내 결속과 경선전 대표직 사퇴불가의사를 표명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대표의 최근 언행을 보면 경선문제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다"며
"이것이 주변을 긴장시키고 당 화합에 대한 우려를 야기시킨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고문은 "이런 모든 문제들을 실질적으로 논의하기 위해서 경선주자 예비
회담을 조속히 개최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면서 "이대표가 당의 화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면서 당내 중진들을 피하려는 듯한 태도를 이해할수
없다"고 말했다.

<박정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