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 진로인더스트리즈 극동전선 등 중견전선업체들이 광케이블 초고압
케이블 LAN케이블 등 차세대케이블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선 대한전선 등 기존업체들과 이들 신규참여업체들간의
시장경쟁이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

일진이 최근 연산 60만fkm규모의 광케이블생산에 들어갔는가 하면 진로
인더스트리즈는 올하반기내에 연산 10만5천fkm의 광케이블을 양산키로 했다.

또 극동전선은 미국의 허벨사와 제휴, LAN케이블의 본격 생산에 나섰다.

중견전선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차세대케이블사업이 기존의 전력케이블
사업에 비해 고부가가치사업인데다 이 경쟁에서 뒤처지면 초고속정보통신망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총 6억천~7천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는 케이블TV
사업과 7천억원 상당의 7백65kv급 송전선로 건설 등 지속적인 전선관련
투자프로젝트들이 줄을 잇고 있는 등 이 부문의 시장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점도 전선업체들이 신규참여 러시를 이루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광케이블 사업을 위해 전담팀을 별도로 구성한 일진은 지난해 준공한
경기도 반월공장에서 올해부터 60만fkm의 광케이블을 공급한다.

이 회사는 올해말까지 공장생산규모를 증설, 98년부터는 생산량을 2배
가까이 늘린 1백만fkm의 광케이블을 시장에 내보낸다는 방침이다.

2000년까지는 생산량을 기존의 3배로 늘리고 타사제품과 차별화된
신제품으로 광케이블시장을 선도한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이와 함께 초고압케이블사업을 위해 계열사인 일진산전을 통해 충남
태안의 5만평 규모 부지에 약 4백억원을 투자, 약 1백m 높이의 수직
연속압출가교시스템을 건설중에 있다.

이 시스템건설이 마무리되는 대로 일진은 1백54kv급 초고압케이블을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진로그룹 계열사인 연합전선과 진로인터내셔날을 합병해
출범한 진로인더스트리즈는 올 영업방침을 광케이블 및 LAN케이블사업강화로
정하고 회사의 전력을 이 부문에 쏟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80억원을 들여 광케이블 생산라인을 도입, 한국통신의
형식인증을 획득하는 대로 연 10만5천fkm의 광케이블을 선보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초고압사업을 위해 올해 고압케이블 설비를 증설하고
설비자동화 및 합리화를 추진키로 했다.

대성전선과 한일전선 등도 광케이블사업에 뛰어들기로 방침을 정하고
구체적인 실무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업계최초로 불에 타지 않는 난연 무독성 전력케이블을 개발해 낸
극동전선은 미국의 전선회사인 허벨사와 통합배선시스템 및 LAN부문에서
마케팅 제휴를 체결하고 LAN케이블의 생산에 들어갔다.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는 광케이블이나 초고압케이블보다는 선박용
케이블과 난연케이블부문 등 선발업체들이 손대지 않은 틈새시장을
주타깃으로 공략한다는 게 이 회사의 방침.

이들 신규업체들의 도전장에 업계의 선두주자인 LG전선과 대한전선
희성전선 등 소위 빅3사의 시장수성전략도 만만치 않다.

LG전선은 최근 구미 인동에 광케이블공장을 확장 준공함으로써 국내 최대
규모인 연산 1백20만fkm의 광케이블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오는 99년까지는 연산 2백50만fkm로 끌어 올려 명실상부한 업계 1위를
굳힌다는 구상.

이 회사는 올 하반기 베트남 하이퐁의 전력케이블 공장 준공을 계기로
동남아시장 진출도 가속화할 계획이다.

또 올해 설비확충과 연구개발에만 모두 1천억원을 투자, 기술력 강화에
주력키로 했다.

현재 20만fkm의 광케이블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전선은 올해
경기도 안양공장 설비를 증설, 연말까지 연산 50만fkm 규모로 끌어 올리기로
했다.

이 회사는 광케이블사업의 강화와 함께 정부의 초고속정보통신망사업과
무선통신사업에도 본격 참여, 비동기식광전송장치(ATM) 등을 개발중이다.

지난해 일본 소화전선과 제휴, 광통신사업을 본격화한 희성전선은
3백억원을 들인 전주공장이 완공되는 내년부터 연산 20만fkm를, 2000년까지는
40만fkm 규모의 물량을 양산할 계획이다.

한편 업계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광케이블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이 부문의 시장성은 밝지만 일부업체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체가
광케이블의 핵심인 광섬유 제조기술을 갖고 있지 않아 원천기술 확보가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김재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