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업계가 진로그룹 사태로 바짝 긴장하고 있다.

광고회사들은 최근 채권은행단의 부도유예 조치로 진로그룹이 오는 7월말
까지는 정상운영되지만 그 이후에는 장래가 불투명해 긴장속에서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7월말에 나올 채권은행단의 최종결정에 따라 법정관리나 제3자 인수 추진
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광고료를 떼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진로그룹이 광고비를 정상적으로 결제해주고 있어 광고업체들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고 있다.

현재 진로그룹의 광고를 대행하고 있는 광고회사들은 LG애드 금강기획
인터막스 등이다.

이중 LG애드와 금강기획이 진로사태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애드는 진로쿠어스의 카스맥주 광고를 맡고 있고 금강기획은 (주)진로의
참나무통맑은소주와 진로종합식품의 일부 광고를 담당하고 있다.

LG애드는 올들어 지금까지 약 40억원규모의 카스맥주 광고를 집행, 3~4개월
짜리 어음으로 광고비를 결제받고 있다.

지난 1~2월 광고비는 대부분 수금한 상태이다.

금강기획은 올들어 4월까지 10억원가량의 참나무통맑은소주 광고를 대행
해주고 만기가 된 어음을 현금으로 받고 있다.

인터막스는 진로그룹의 계열광고회사로 위스키와 일반소주 진로종합유통
등의 광고를 하고있다.

인터막스는 어차피 진로그룹과 운명을 같이 해야 하므로 LG애드나 금강기획
등 외부 광고대행사와는 입장이 다르다.

이밖에 제일기획도 진로종합식품의 석수 광고를 맡고 있으나 연간 광고비가
6억원정도에 불과해 큰 걱정은 안하고 있다.

광고회사들로서는 광고주인 진로계열사들의 입장을 무시할수 없기 때문에
오는 7월말 채권은행들의 최종결정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형편
이다.

당장 진로 광고를 중단하거나 진로측에 담보물과 지급보증을 요구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광고비를 현금으로 결제해주도록 요청할수도 없는 입장
이다.

제일기획의 한 관계자는 "진로측과 협의해 오는 7월말까지 당분간 광고를
줄여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 최선책중 하나"라고 말했다.

< 이정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