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폭발직전에 놓여있다.

7년째 호황국면을 맞고 있는 미 경기의 지난 1.4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전문가들의 예상(4%)을 뒤집고 5.6%라는 놀랄만한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해말부터 제기되온 경기과열 우려가 현실로 닥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경기의 확대국면 지속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이날 시장상황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미 상부부가 1.4분기 GDP성장률을 발표한 지난달 30일 달러 주가 채권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트리플 상승"이 연출됐다.

뉴욕주식시장에서 다우존스공업평균지수는 전날 사상 두번째의 상승폭을
기록한데 이어 46.96포인트 추가상승으로 약 7주만에 7천고지를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지나친 성장에 따른 경기과열과 이에따른 인플레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그만큼 미국경제의 전망이 밝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특히 전날 노동부가 발표한 1.4분기 고용비용지수가 전분기에 비해 0.6%
상승하는데 그쳤다는 사실이 주가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물가상승을 유발하는 핵심요인인 임금비용의 낮은 상승은 인플레우려가
아직 현실로 나타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저인플레하에서 고성장이라는 "장미빛 시나리오"가 구현되고 있는
셈이다.

장미빛 전망은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에서도 볼 수 있다.

높은 경제성장에 따른 세금수입 증가로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채권가격이 상승했다.

30년만기 재무부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 2%하락(가격상승), 지난
3월말 이후 최저치인 연 6.95%로 내려앉았다.

높은 경제성장과 주가 및 채권가격의 상승에 힙입어 달러화는 한층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당 1백26엔대에서 맴돌던 달러값은 이날 1백27엔을 돌파, 한때
1백27.3엔까지 치솟았다.

4년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달 10일(1백27.14엔)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달러강세는 자동차업체 등 기업들의 수출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불리한
면도 있지만 현재로선 미 경제에 분명 플러스요인이다.

달러강세는 수입물가를 하락시켜 미 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불리는
인플레를 잠재울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이 "강한 달러"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한 지금과 같은 낮은
인플레하에서의 안정성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부 시장관계자들은 이번 GDP성장률을 인플레 압력으로 간주하고
있다.

프루덴셜증권의 시장분석가 래리 바흐텔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5월20일 단기금리를 추가로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위원인 애틀란트주(주) 연방은행장
잭귄은 "1.4분기 성장률은 우리 모두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며 미국
경제는 너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과열에 따른 물가상승을 사전에 막기위해 FRB가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을 내보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FRB가 금리를 인상할 확율은 아직 "50대 50"로 보고
있다.

< 장진모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