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불고 있는 햄버거 "가격파괴" 돌풍이 우리나라에도 상륙할까.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업체인 맥도날드는 지난 25일 미국지역에서 판매하는
빅맥햄버거값을 1.9달러에서 55센트로 대폭(71%) 내렸다.

오는 6월에는 다른 주력제품인 치즈햄버거값을 역시 55센트로 인하한다는
방침이다.

햄버거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가 울린 것이다.

그러나 한국맥도날드를 포함한 우리나라 햄버거업체들은 조용하기만 하다.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햄버거에 관한한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가격파괴의
여지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 이유는 크게 세가지로 요약할수 있다.

첫째 시장이 좁기 때문이다.

맥도날드의 미국내 점포는 1만2천여개인데 반해 우리나라에는 80여개밖에
없다.

"규모의 경제" 이론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식자재의 구매 가공 마케팅
등에서의 원가절감 폭이 비교가 안된다는 얘기다.

둘째 식자재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에 비해 훨씬 높다는 점이다.

패스트푸드의 경우 식자재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5%를 넘어서면
경쟁력을 잃게된다.

국내업체의 경우 이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패티(햄버거용 고기)를 만드는데 쓰는 수입쇠고기가 미국내 쇠고기가격보다
비쌀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셋째 땅값과 인건비가 비싸 원가자체를 줄이기 힘들다.

여기에다 점포 임대보증금보다 훨씬 높은 권리금 때문에 흑자를 내는 것도
쉽지 않다.

한국외식산업연구소의 신봉규 부장은 "우리나라 외식시장 특성상 원가를
줄일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어 가격파괴를 통한 시장확보전략을 펼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장규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