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정부는 23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좌익반군 투팍아마루혁명운동
(MRTA) 게릴라들이 지난 4개월여동안 인질극을 벌여온 리마의 일본대사관저
를 기습, 작전 개시 40분만에 반군들을 제압하고 72명의 인질중 1명을
제외한 71명을 무사히 구출했다.

페루 정부는 이날 새벽 5시23분께 큰 폭발음을 신호로 1백50여명의 병력을
대사관저에 진입시켜 약 40분만에 관저를 완전 장악, 옥상에 걸려 있던
반군들의 깃발을 끌어내리고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인출구출작전에서는 인질 1명과 페루보안군 2명이 사망했으며 게릴라
14명은 정부군에 의해 전원 사살됐다.

또 인질 25명은 구출작전중 중경상을 입었다.

이날 사망한 인질은 카를로스 히우스티 대법관인 것으로 전해졌다.

작전직후인 오전 6시28분께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대통령은 방탄복을
입은채 대사관저에 들어가 군경과 정부관계자들을 격려함으로써 작전이
순조롭게 종료됐음을 알렸다.

이로써 페루 일대사관저 인질사건은 발생 1백26일만에 막을 내렸다.

인질들은 작전 종료 후 대부분 걸어서 대사관저를 빠져 나왔으며 후지모리
대통령의 안내로 준비된 대형버스에 탑승, 후송됐다.

부상자들은 구급차에 실려 대사관저 인근의 경찰병원과 육군병원 등으로
후송됐다.

현장에서 생방송을 하고 있는 TV방송들은 총성을 배경으로 연기가 자욱한
가운데 인질들이 구출돼 나오는 장면과 대사관저내 계단등 곳곳에 피가
흥건히 고여 있는 장면 등을 보여주었다.

이번 인질극은 지난해 12월17일 페루주재 일본대사관측이 리마의 대사관저
에서 일왕 아키히토 생일기념리셉션을 개최하던중 MRTA 게릴라들이 습격,
5백여명의 참석자들을 인질로 잡고 투옥중인 MRTA 게릴라들의 석방을 요구
하면서 시작됐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