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그룹이 자금난 해소를 위해 내놓은 부동산에 기업들의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어 진로의 자구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진로그룹은 18일 서울 서초동 그룹사옥 별관에서 부동산매각설명회를
개최했다.

1시간여 진행된 이날 행사엔 건설, 유통, 부동산개발업체 등의 관계자
2백여명이 참석, 매물로 내놓은 부동산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삼성 LG 대우 등 대기업그룹은 물론 나산 신원 거평 신동방
제일제당 등 중견그룹들도 이날 설명회에 대거 참여, 알짜배기 부동산을
둘러싼 이들 업체간의 치열한 매입경쟁을 예고했다.

유통업체로서는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이, 건설업계에서는 현대건설
한국부동산신탁 등이 참석했으며 외국업체로는 유일하게 네덜란드의
할인점업체인 마크로가 참여, 눈길을 끌었다.

이날 설명회에 매물로 내놓은 부동산 21건중 참석자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끈 것은 진로그룹 사옥 인근의 서초동 남부터미널부지와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였다.

8천5백평 가까운 서초동부지는 진로측이 신청해놓은 건축허가가
임박해 당장 사업화하기가 쉽다는 점이, 2만7천8백여평의 양재동부지는
서울에서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땅이란 점이 "고객"들의 구미를 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싯가 4천억원으로 추정되는 양재동부지는 유통업을 전략사업으로
추진중인 삼성 LG 대우그룹 등이,서초동부지는 강남지역에서의 점포확대를
노리는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외에 진로건설이 소유하고 있는 부산시 부암동 진로프라자, 울산
경전백화점, 서울 문래동부지 등의 땅과 건물에 대해서도 건설업체들의
상담이 줄을 이었다.

의정부 청주진로 등 지방백화점은 유통사업 확대를 노리는 중견그룹들이,
서울과 지방의 주상복합건물 등은 대형 건설업체들이 새 주인이 되기 위한
협상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그룹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날 상담을 맡은 조정환 진로종합유통 전무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매매협상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설명회 이전부터 많은 업체와 매각협상을
진행, 서울 명일동의 주상복합건물 등 일부 부동산은 협상이 마무리단계에
와있다"고 말했다.

진로그룹 관계자는 "양재동부지 4천억원, 서초동부지 2천5백억원,
의정부백화점 1백21억원, 부산프라자부지 1백억원, 울산 경전백화점
1백40억원 등으로 8천2백여억원의 자금마련이 기대된다"며 "부동산과 공장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어서 그룹의 경영도 빠른 시일내에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창동.이영훈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