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와 삼미의 부도와 경기침체가 겹치면서 어음부도율이 지난 72년
사금융 양성화 조치 이후 25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한보가 부도처리된 지난 1월중 서울지역의
어음부도율은 0.19%(전자결제 조정전 기준)로 장영자어음사기사건이 발생
했던 지난 82년 5월 이후 15년만의 최고수준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 2월중
0.23%로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3월에도 0.22%에 달했다.

특히 지난 3월중에는 29일에 서울지역 어음부도율이 0.84%를 기록했으며
31일에는 0.50%에 이르는 등 높은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보 부도처리 이후 연속 3개월간 서울지역의 어음부도율이
0.2% 내외의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재경원 관계자는 지난 82년의 장여인 사건 때도 발생당월인 5월에만 0.29%
의 높은 부도율을 기록한 뒤 다음달부터는 정상수준으로 돌아왔고 지난해
1월의 우성건설부도 때도 당월에 0.15%의 부도율을 기록한 뒤 2월부터는
0.1%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하면서 이번처럼 3개월 연속 0.2% 내외의
높은 부도율을 기록한 것은 지난 72년 사금융 양성화조치 이후로는 처음
이라고 말했다.

< 박영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