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베스트극장-티타임의 모녀" (MBCTV 오후 9시55분)

학력의 차이를 뛰어 넘어 결합한 부부의 예를 통해 사회적 거리감이
부부의 거리감으로 이어지고 또 신뢰가 불안을 거쳐 절망으로 치닫는
과정이 디테일하게 묘사된다.

사랑이라는 말이 필요없던 전세대의 부부와 사랑의 확신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세대의 부부를 대비시켜 달라진 부부의 상을 들여다 본다.

큰 아파트에 살게된 일순은 파출부인 엄마가 자신의 아파트에 감탄하며
파출부티를 내는 것이 못마땅하다.

대학 나온 여자들도 이런 복 타기는 쉽지 않다며 공순이라는 말을 입에
담는 엄마가 불쾌한 일순.하지만 엄마말대로 그 알량한 공장에서 효준같은
남자를 만날줄 꿈에나 생각했겠는가.

어느 허름한 공장,일순과 남편 효준은 같은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사이.

노정수라는 가명을 쓰고 있던 효준은 일순의 따뜻한 마음에 사랑을
느낀다.

효준이 대학을 나와 노동현장에 뛰어든 사실이 밝혀지면서 일순은
효준에게서 도망치려 한다.

하지만 일순과 아름다운 사랑을 만들고 싶어하는 효준에게 일순은
설득되고 둘의 결혼생활이 시작된다.

그러나 일순의 기억으론 효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늘 많이 배운 남편 앞에서 주눅이 들어 조심스럽게 살아온 일순의 삶이
결코 아름다울 수만은 없는 노릇.

원작 박완서. 출연 김지영 윤유선 전현.

< 양준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