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페닉의 레이디 골프] (27) '기록' 의식하다간 게임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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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의 라운딩에서 나는 전반 아웃을 29타로 끝냈다.
아름다운 환상이 나에게 떠올랐다.
후반 인에서는 29타를 칠 수 있겠고, 아니 28타 까지도 칠 수도 있겠고,
다시 나의 기록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였다.
또 이 기록은 영원히 깨지지 않을것이는 생각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이 나의 갑작스런 재앙으로 몰고 갈 수 있는
미래에 대한 쓸데없는 생각이었고 기대였다.
골프란 한 샷 한 샷을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다.
우리들 앞에 실제로 놓여 있는 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미래의 볼은 미래에 맡겨라.
내가 또다른 기록을 세운다는 꿈에 젖어 있다가 깼을 때는 후반 인이
다시 시작된 후 파5홀에 있는 그린 주변의 벙커에서였다.
환상적인 샷을 생각하며 나는 백스윙을 했고 내려 친 샷이 모래를
튀기는가 싶더니 볼은 다시 벙커에 주저앉고 말았다.
이 사실에 깜짝 놀라 환상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때의 나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다음 샷을 향해서, 이번에는 화가 나서, 내려쳤다.
그러나 그 볼은 다시 벙커에 풀썩 주저 앉았다.
나는 이성을 잃었다.
그 다음 샷은 미친 듯이 볼을 향해서 내려쳤고 이번에는 그린을
훨씬 넘어 숲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 순간 모든 걸 그만두고 프로 샵으로 돌아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항상 어려운 순간을 견뎌낼 줄 알아야 한다"고 제자들에게
가르쳐왔던것이 생각나서 마음을 다시 먹고 숲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숲속에 있는 내 볼의 라이는 백스윙의 여유가 없을 정도로 나무가지
뒤에 있었고 나뭇잎 밑에 묻혀 있었다.
지금 나는 초보자들이나 하이 핸드캐퍼들에게 이렇게 충고하고 싶다.
나와 같은 상황이면 그냥 볼을 집어 들고 트리플 보기라고 적은
뒤 다음 팀에 피해를 주지 않게 다음 홀로 가라고.
그러나 그때의 나는 내 자신에게 뭔가를 보여주고 싶었다.
나는 어차피 내 자신이 만든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만
했다.
매샷마다 최선을 다했지만, 그 홀을 13타라는 기록적 숫자로 끝내고
말았다.
그 후반 라운딩을 끝내고 점수표에 70을 적었다.
한 홀에서 13타를 치고도 70타를 쳤다는 것은 아주 놀랄만한 것이었다.
그때 일을 생각하면 할수록 70타를 친 것이 더 행복했다.
골프란 가끔씩 아주 이상하고, 깊고,매우 오래가는 기쁨을 제공한다.
그때의 그 70타가 나에게 있어서는 오래 기억에 남은 것이었다.
[ 번역 = 조명대 <베스트미디어 대표>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2일자).
아름다운 환상이 나에게 떠올랐다.
후반 인에서는 29타를 칠 수 있겠고, 아니 28타 까지도 칠 수도 있겠고,
다시 나의 기록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였다.
또 이 기록은 영원히 깨지지 않을것이는 생각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이 나의 갑작스런 재앙으로 몰고 갈 수 있는
미래에 대한 쓸데없는 생각이었고 기대였다.
골프란 한 샷 한 샷을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다.
우리들 앞에 실제로 놓여 있는 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미래의 볼은 미래에 맡겨라.
내가 또다른 기록을 세운다는 꿈에 젖어 있다가 깼을 때는 후반 인이
다시 시작된 후 파5홀에 있는 그린 주변의 벙커에서였다.
환상적인 샷을 생각하며 나는 백스윙을 했고 내려 친 샷이 모래를
튀기는가 싶더니 볼은 다시 벙커에 주저앉고 말았다.
이 사실에 깜짝 놀라 환상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때의 나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다음 샷을 향해서, 이번에는 화가 나서, 내려쳤다.
그러나 그 볼은 다시 벙커에 풀썩 주저 앉았다.
나는 이성을 잃었다.
그 다음 샷은 미친 듯이 볼을 향해서 내려쳤고 이번에는 그린을
훨씬 넘어 숲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 순간 모든 걸 그만두고 프로 샵으로 돌아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항상 어려운 순간을 견뎌낼 줄 알아야 한다"고 제자들에게
가르쳐왔던것이 생각나서 마음을 다시 먹고 숲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숲속에 있는 내 볼의 라이는 백스윙의 여유가 없을 정도로 나무가지
뒤에 있었고 나뭇잎 밑에 묻혀 있었다.
지금 나는 초보자들이나 하이 핸드캐퍼들에게 이렇게 충고하고 싶다.
나와 같은 상황이면 그냥 볼을 집어 들고 트리플 보기라고 적은
뒤 다음 팀에 피해를 주지 않게 다음 홀로 가라고.
그러나 그때의 나는 내 자신에게 뭔가를 보여주고 싶었다.
나는 어차피 내 자신이 만든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만
했다.
매샷마다 최선을 다했지만, 그 홀을 13타라는 기록적 숫자로 끝내고
말았다.
그 후반 라운딩을 끝내고 점수표에 70을 적었다.
한 홀에서 13타를 치고도 70타를 쳤다는 것은 아주 놀랄만한 것이었다.
그때 일을 생각하면 할수록 70타를 친 것이 더 행복했다.
골프란 가끔씩 아주 이상하고, 깊고,매우 오래가는 기쁨을 제공한다.
그때의 그 70타가 나에게 있어서는 오래 기억에 남은 것이었다.
[ 번역 = 조명대 <베스트미디어 대표>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