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신한국당 전국위원회
2차회의에는 1천4백여명의 위원들이 참석, 새로 선출되는 당대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

1시59분 행사장에 입장한 김영삼 대통령은 최근 현철씨의 각종 의혹설을
의식해서인지 시종 굳은 표정.

김대통령은 이회창고문을 대표로 지명하기 직전 "어려운 시기에 당을 맏아
고생한 이홍구대표에게 힘찬 박수를 부탁한다"며 이대표의 노고를 치하.

김대통령은 이어 "이회창고문은 탁월한 경륜으로 당을 단합시키고 당을
승리로 이끌 역량있는 분으로 여러분의 전폭적인 지지를 부탁한다"며 이
고문을 대표로 지명.

<>.이대표는 신임대표 수락 인사말을 통해 "우리당은 지금 창당이래 가장
어려운 시련을 겪고 있으며 나라의 사정도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참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저같이 미력한 사람이 집권당의 대표를
맡아 이런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언급.

그는 "참으로 겸허한 마음과 자세로 국민앞에 서서 지금 국민이 생각하고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헤아리고 국민의 질책과 비판을 받아들여 우리당에
걸었던 기대와 신뢰를 되찾자"고 강조.

이대표는 또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앞에 나타나 국민의 마음을 읽고
우리에게 쏠린 불안과 불신의 눈길을 믿음과 희망의 눈길로 바꿔나가자"며
"여러분의 전폭적인 지지와 결속 없이는 제가 당대표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호소.

그는 이어 "우리의 당면과제는 흩어진 민심을 수습해 번영된 통일조국을
건설하는 일"이라며 "이를위해 우리는 오는 대통령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며 우리모두 힘을 하나로 뭉쳐 새로운 미래를 창출하자"고 거듭 당부.

한편 이대표가 인사말을 마무리하면서 "기쁨을 같이 나누고 결속을 다져줄
최형우고문이 불행하게도 자리를 같이 하지 못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최고문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박수로
화답.

<>.이날 전국위에서 한때 새대표로 거론되던 이한동고문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지 않으려는듯 시종 여유있는 모습.

당 상임고문단의 행사장 입장때 이회창신임대표 권익현고문에 이어 맨
뒤에서 입장한 이한동고문은 좌석에 앉아있는 위원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짓기도.

전국위 전날인 12일 오후 한때 새 대표기용설이 나돌았던 김종호의원은
행사장에 다소 늦게 입장, 맨뒷줄에 서서 이세기 최병렬의원 등과 담소.

김의원은 특히 동료의원들로부터 "어떻게 된 일이냐, 마음고생하셨습니다"
등의 "위로성"인사말을 집중적으로 듣고는 그저 의례적인 인사만 하는 등
다소 곤혹스런 표정.

김의원은 이회창 고문의 대표기용에 대해서 묻자 "잘 하는 사람이니
잘해나갈 것"이라고만 짤막하게 답변.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당 관계자는 이회창 고문의 대표기용에 대해
"당 대표는 인지도는 높아지지만 지지도는 낮아지는 자리"라며 "이고문이
대표에 취임함에 따라 대권행보에 프리미엄을 갖기보다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소지가 크다"고 진단.

그는 또 "이회창 고문의 대표취임으로 당내 경선시기는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를 피력.

<>.김철대변인은 신한국당 당원일동 이름으로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경제를
회생시키며 안보태세를 강화하고 정경유착탈피에 노력할 것과 노사간 화합을
통한 경제회생에 나설 것임을 결의.

또 15대 대선에서 기필코 승리하고 당이 굳게 단합,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정당으로 새출발할 것을 다짐하는 5개항의 결의문을 채택.

< 김선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