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물가불안 가능성이 상존하고 금융시장의 발달정도가 더딘 국내
현실상 금리나 환율중심의 통화관리및 인플레이션 타기팅방식의 통화관리로
전환하는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정리했다.

한국은행은 금융경제연구소가 내놓은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방식"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한은은 이 자료에서 세계 각국은 70년대에는 대체로 통화량을 통화관리의
중간목표로 설정해오다 8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국가적 환경에 따라 다양한
목표를 채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물가상승률이 아직도 높고 <>금융시장의
미발달로 대표금리 설정이 어려운데다 <>환율이 불안정한 상태여서 금리나
환율중심, 또는 인플레이션 타기팅방식으로 통화관리방식을 전환하는건
무리라고 주장했다.

한은은 따라서 현재와 같은 통화량위주의 통화관리를 지속하되 금리나
환율을 보다 중시하는 방향으로 통화를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 금리중시 국가

=금융시장이 비교적 발달하고 통화정책의 파급메커니즘이 금리를 중심으로
확립돼 있는 미국 일본 등에서 채택하고 있다.

또 대규모 자본유입을 겪은 소규모 개방경제국가인 태국 말레이시아 칠레
등도 금리를 통화관리의 중간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이들 나라는 통화량 등 이용가능한 모든 정보변수를 이용, 단기금리의 목
표선을 유지함으로써 물가안정을 꾀하고 있다.

<> 인플레이션 타기팅 국가

=중기적인 관점에서 적정 인플레이션 목표를 사전에 설정 공표한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공개시장조작 재할인정책 등 정책수단을 활용하는 국가로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핀란드 등이 대표적이다.

<> 환율중시 국가

=경제블록에 속해 있거나 소규모 개방이기 때문에 통화량 조절과 같은
독자적인 통화정책수행이 곤란한 프랑스 이탈리아 멕시코 등이 채택하고
있다.

이들 나라는 환율안정을 통해 물가안정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취하고 있다.

<> 통화량중시 국가

=물가안정이 지속되고 금융개혁이 서서히 진행됨으로써 통화와 물가간의
안정적인 관계가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는 독일 스위스 대만 등에서 채택하고
있다.

대체로 물가안정과 함께 금융시장 안정및 환율 안정을 최종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본원통화의 변동요인이 기조적인 경우엔 재할인총액 한도조정 국채단순조작
등을 통해 통화량을 조절한다.

우리나라도 여기에 속한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