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가 11일 퇴직연금보험(기업연금보험)을 생명및 손해 보험회사 모두에
허용키로 함에 따라 보험업계에는 상당한 파장이 일고 있다.

시장 판도에도 큰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은행들은 또 기업연금 보험 취급기관에서 제외된데 대해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종업원 퇴직보험 시장을 독점해왔던 생보업계는 우선 손보업계가
기업연금을 취급하게 된 것에 크게 반발하면서도 이 신상품의 도입을 적극
환영하고 있다.

기업연금 보험은 기존의 종퇴보험과는 달리 강제성을 띠고 있는데다 근로자
들이 연금형식 또는 일시불로 퇴직금을 받을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어 상당한
상품성을 갖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으로 전환되는 부분(퇴직금의 2%, 98년부터는 3%)을 제외해도
전체 퇴직금 규모가 25조원에 달하는 만큼 기존의 종퇴보험과는 다른 차원의
자금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퇴직금을 일시에 지급하는 종퇴보험과는 달리 퇴직금을
연금 형태로 지금할수 있어 그만큼 단기자금 압박을 피하고 자산운용범위를
넓혀 갈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는 그러나 신규로 유입되는 자금의 대부분은 우선 종퇴보험에서
옮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초기 수년동안은 시장 규모가 연 2~3조원대에
머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보험업계는 종업원 퇴직보험이 이미 오는 8월부터 투자신탁사들이 취급할수
있도록 허용됐고 내년에는 은행에도 허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연금보험
이라는 새로운 시장의 출현이 보험업계로서는 불행중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손해보험사들과 생명보험사들의 입장은 크게 엇갈려 손보사들은
대환영인 반면 생보사들은 기업연금 보험이 인적 보험이라는 이유를 들어
물적 보험을 취급하는 손보사들이 동일한 상품을 취급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기업연금시장 진출을 다각도로 검토해왔던 은행들도 이번 조치에
은행들이 제외된 것에 반발하고 있다.

< 문희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