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이점원씨의 개인전이 6~15일 서울강남구 신사동 다도화랑
(542-0755)에서 열리고 있다.

월간"미술시대"선정 제3회 오늘의 미술가상 수상 기념전.

이씨는 물레 쟁기 홍두깨등 토속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물체들을
오브제로 사용해 우리의 전통사상인 상생과 조화의 개념을 작품속에
구현해온 작가다.

따라서 그는 너와 나보다 우리를 앞세워 더불어사는 지혜를 강조한
전통덕목을 조형의 기본으로 삼아 작업했다.

개체보다 집합론적인 개념을 중시해온 것도 그 때문.

"부부합창" "우리가족만세" "너랑나랑" "둥지속에서"등 이제까지의
작업들이 대부분 가족을 테마로 자연스럽게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나타내온 것은 작가의 그런 태도를 잘 드러내준다.

"둥지속으로"는 가족 모두를 감싸안을 수 있는 둥지를 조화로운
삶의 상징적 이미지로 차용한 것으로 그의 조형사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작품이다.

곡선과 직선을 적절하게 결합한 그의 작품은 또 너와 내가 하나라는
삶의 아름다운 모습을 적절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의 발표작인 "기"시리즈는 설명적인 요소를 과감하게
생략한 가운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삶의 갖가지 모습을 연상하도록
구성돼 있다.

동으로 만든 원뿔형 받침 위에 다양한 모습의 네모난 나무판을 올려놓은
"기"연작은 구상적 성격이 강하던 이전작품과 달리 추상성을 띤 가운데
"어우러짐의 아름다움"이라는 주제를 전달하고 있다.

이씨는 동국대미술학과및 동대학원을 졸업한뒤 현재 모교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동안 여덟번의 개인전을 가졌다.

< 백창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