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플레이하는 모습을 서로 보고 싶어하고 또 보고난 뒤에는
자랑스럽게 ''팔도가 골프치는 걸 봤어''하고 얘기할 수 있도록
정진해야지요"

''스윙 머신'' 닉 팔도 (39.영국)가 지난주 미 PGA투어 ''97 닛산오픈에서
우승한 뒤 털어놓은 자신의 골프인생 목표다.

지난해 4대 메이저대회중 처음인 마스터스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전처와의 이혼 영향 등으로 슬럼프에 빠져 침묵했던 팔도.

그가 지난 겨울동안 데이비드 리드베터 (현재 박세리 등을 지도)로 부터
스윙폼을 교정받고 출전한 닛산오픈에서 우승, 마스터스후 11개월만에
타이틀을 따내자 전문가들은 ''예전의 팔도''로 돌아갈 신호탄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그의 스윙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타이밍을 맞추고 잘 기름칠한 고급
엔진을 솜씨있게 다루는 장인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키 위해 온 힘을 쏟는 까닭에 따뜻한
인간미 없이 기계적이고 팬들을 재미없게 만든다는 평가를 듣기도 한다.

머리속에 생각하는 기어가 있다면 그 기어가 맞물리는 소리가 들릴 것
처럼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하는 탓에 부주의한 샷을 찾아볼 수 없다.

마스터스와 브리티시오픈에서 각각 3번씩 우승해 메이저대회 6회 우승을
기록중인 팔도에게 그랜드슬램을 위해 남은 것은 US오픈과 미 PGA 선수권을
제패하는 것.

이제껏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던 골퍼는 진 사라젠과 벤 호건,
잭 니클로스, 게리 플레이어 등 4명이다.

올들어 실제경기 15라운드를 플레이한 팔도의 성적표는 페블비치CC에서
딱 한번만 1오버파 73타를 쳤을 뿐 나머지는 모두 이븐파 이하의 호성적
이어서 대기록 달성이 기대된다.

"내게 있어서 골프는 최고의 것 이상이다.

골프코스를 돌며 플레이하는 것을 사랑하고, 연습하는 것도 사랑하며,
골프를 하는한 아무리 힘들어도 그것은 나를 가장 행복하게 만든다"

팔도가 지난해말 밝힌 자신의 골프 예찬론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