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지 10여년 된 추억의 고전음악감상실이 재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근교 팔당 능내리에 위치한 "유테르피" 고전음악실이 바로 그곳.

고전음악감상실은 60년대에서 80년대까지 인텔리겐차들이 즐겨 찾던 장소.

그 당시 지식인들의 추억이 깃든 곳으로 "르네상스" "훈목" "설파"
"필하모니" 등이 유명했다.

그러나 필하모니가 지난 80년대 중반 문을 닫은것을 끝으로 모두
사라졌었다.

"유테르피"는 궁핍했지만 낭만이 있던 그 시절을 되살리려는 임정빈씨
(45)가 지난해 5월 차린 것.

그는 대중음악의 홍수 속에서 쉴 곳을 잃은 중년에게 고전음악을 들으며
차를 마실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었단다.

유테르피는 제우스신의 아홉딸중 음악을 관장하는 여신(뮤즈)인 넷째딸의
이름에서 따온 말.

소프라노 김영선 테너 양재무씨 등을 비롯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연주가와 작곡가등 쟁쟁한 인사들이 주요 단골 고객이다.

유테르피는 3백평쯤되는 넓은 뜰을 이용해 연주회도 열고 있다.

금관5중주 마림바 바이올린소나타 목관5중주 등 세번의 초청연주회도
이미 열었다.

임씨는 올봄부터 매주 1회 연주회를 열고 한달에 한번쯤은 국악공연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클래식광인 임씨는 "필하모니등의 맥을 잇는 고전음악감상실을 차리고
싶어 판촉용 음반제작으로 번 돈을 몽땅 털어 투자했다"고 말했다.

< 채자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