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선 < 비뇨기과의원(서초구 서초동) 원장 >

40대후반의 P씨는 1년전 부인과 헤어진후 지금까지 혼자다.

새출발을 결심하고 새사람을 만나려 해도 성관계에 자신이 없어 병원을
찾아왔다.

그의 생각으로는 부인과 헤어지기 전에 부부관계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다만 "심벌"이 조금 작다는 혼자만의 느낌을 갖고 있었지만 그때문에
위축된 적은 없었다.

그런데 부인의 외도로 다투고 헤어지는 과정에서 지나는 말로 "왜소하다"는
지적을 받은후 큰소리 한번 못쳐보았다고 한다.

또 이때부터 왜소함이 마음의 큰 상처로 남아 지금껏 새사람을 만날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40대후반의 K씨는 과거에 이미 많은 남성과 관계한 여성과 함께
살고 있는데 그 여성이 성적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자신의
음경이 작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내용을 여자가 지적했느냐고 묻자 직접 그렇게 말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은 그렇게 느낀다고 답했다.

음경은 사춘기때 많이 분비되는 남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집중적으로
성장하며 이때의 영양상태도 음경의 크기를 좌우한다.

인종 종족 등의 유전적 요소도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큰 음경은 상대여성에게 더 큰 만족을 줄까.

성의학자인 마스터즈박사가 연구한 내용으로 해답을 제시해보자.

질의 주변과 질 내부 바깥쪽 3분의 1부위에만 자극을 느끼는 성감대가
집중돼있고 질내부 안쪽에는 이렇다할 쾌감대가 없다.

따라서 음경의 길이는 발기시 질내에 삽입이 가능한 정도인 7cm 이상이면
여성에게 충분한 성만족을 줄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G스포트"라는 새로운 성감대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또한 질구로부터 5cm 범위안에 있어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

질의 입구부위로부터 안쪽 3분의 1부위까지는 압박감 등 촉각에 예민하다.

따라서 음경이 굵을수록 여성의 질에 더 많은 압박감을 줄 수 있어
쾌감도 커지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질은 성적흥분상태에서 음경 크기에 신축력있게 적응하는 탄력적인
조직이어서 음경의 굵기가 성쾌감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아직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평상시의 길이가 4cm 이상이라면 왜소하다고
정의할 수 없으며 삽입만 가능하다면 음경이 작은 것은 성만족에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 크기와 상관없이 스스로 작다고 판단해 열등감에 사로잡히고
친구의 농담에도 쉽게 우울해지는 "왜소음경 신경증"은 문제가 된다.

대인관계를 기피하게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으며 성생활도 마찬가지다.

성생활에서는 해부생리적인 요소보다 오히려 정신적인 면이 중요시된다.

만약 남녀중 한쪽이라도 성적불만의 원인을 왜소함의 탓으로 돌린다면
열등감이 커지고 자신감을 잃어 갈수록 상황이 악화될 것이다.

왜소음경신경증에 심하게 시달린다면 엉덩이 피부지방을 음경피하에
이식하는 수술을 권하고 싶다.

이수술로 음경의 크기와 둘레가 동시에 커지며 성기능상에도 부작용이
전혀 없고 수술직후에도 일상생활을 지속해나갈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