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이 변화를 보이고 있다.

종전의 경우 김대통령은 개각이나 당정개편시 극도의 보안을 유지, 좀처럼
예상인물을 점치기가 쉽지 않았다.

심지어 언론에 하마평이 오른 인사는 일부러 배제한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대부분 "일반의 예상"을 벗어났다.

소위 일반의 의표를 찌르는 "깜짝 인사스타일"식이었다.

그러나 이번 당정개편에서는 이같은 스타일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게
청와대주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충분히 검증받은 인물"들을 중심으로 누가 봐도 수긍할수 있는 인물들을
주로 등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28일 청와대 비서실개편에서도 이같은 변화는 감지되고 있다.

언론에서 가장 유력한 비서실장으로 꼽았던 김용태 전내무장관이 기용됐던
것이다.

또 하나의 변화는 청와대비서실의 공식 경로를 통해 천거받은 인물들이
주로 기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대통령은 이번 당정개편과정에서도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만나 여론을
듣고 "깨끗하고 능력있는 인물들"을 천거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적인 채널로 천거받은 인물은 그야말로 "참고" 수준에
지나지 않으며 청와대비서실의 공식 채널을 통한 건의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종전처럼 사조직이나 비선조직에 의존하는 경향은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여권핵심부의 잇따른 부정비리사건을 보면서 "검증받은 인물"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이번주 4일께 단행될 개각이나 3.5 보궐선거직후에 이뤄질 신한국당
지도부개편은 종전에 비해 예상가능한 인물이 주로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은 일반 여론의 검증절차를 거친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이같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수성총리는 이번 당정개편에서 신한국당 고문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정가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후임총리에는 고건 명지대총장이 유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한때 경제총리론이 부상했으나 총리는 "국민화합형"이어야 한다는게
청와대관계자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고총장은 서울시장을 역임한 검증받은 유능한 행정가인데다 소신있고
청렴한 점등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또 호남출신이라는 점도 국민화합차원에서 적임으로 평가된다.

경제부총리에는 강경식 신한국당의원과 이상득 신한국당 정책위의장, 진념
노동장관등이 거론되고 있다.

경제수석에 김인호전공정거래위원장이 임명됨에 따라 신임 김수석과
호흡을 맞출수 있는 인사가 기용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안광구 통산장관도 한보사태의 사후처리과정과 관련, 경질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김용진과기처장관도 은행감독원장시절 한보철강에 대한 감독소홀로
경질대상에 오르고 있다.

이들 장관들이 경질될 경우 국정운영의 안정성을 고려, 차관급인사들의
승진인사가 예상된다.

권영해안기부장은 유임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경질될 경우 후임에 권오기
통일부총리와 김영수문체부장관등이 거론되고 있다.

신한국당 대표에는 이한동고문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사무총장
에는 민주계인 강삼재총장의 유임이 점쳐지고 있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