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SBS 등 TV3사는 3.1절을 맞아 일제침략의 실상과 이에맞선
우리 민족의 항일투쟁을 재조명한 특집 프로그램들을 마련했다.

KBS는 일본 NHK와 공동으로 제작한 일제통치하의 민족시인 윤동주의
삶과 죽음을 다룬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일 1TV 오전 10시40분)를
재방송하는 한편, 95년 부산정부기록보존소에서 발견된 조선총독부
비밀문서를 토대로 조선의 얼굴이었던 경복궁을 완전히 훼손하려한 일제의
의도는 무엇인지를 파헤치고 경복궁 복원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경복궁-근정문을 열어라" (1일 1TV 오후 10시35분)를
내보낸다.

이와 함께 KBS는 특유의 감각시로 한국 모더니즘의 개척자 역할을
한 천재시인 이장희를 통해 암울한 일제시대를 살았던 지식인의 고뇌와
좌절을 그린 다큐드라마 "봄은 고양이로다" (1일 2TV 오전 10시)를
선보인다.

MBC는 다른 방송사에 비해 양과 질에 있어 상대적으로 많은 3.1절
특집을 준비했다.

한.일 두나라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통해 두민족 모두 화해와 용서
그리고 상호이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사랑의 조건"
(연출 이대영 극본 이금주)은 MBC가 공중파 TV중 유일하게 별도로 마련한
3.1절 특집드라마로 1일 오후 10시30분 1,2부 연속 방영된다.

또 MBC는 완도 남쪽의 인구 6천여명의 작은 섬으로 일제를 벌벌
떨게했던 1920년대 남도항일운동의 본산지 소안도의 비밀을 캐보는
"해방의 섬, 소안도" (1일 오전 8시10분)와 1906년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제가 민간철도회사를 가장해 설립한 남만주철도주식회사가 실은 만주를
지배하기 위한 일제의 연구조사전초기지였다는것을 폭로하는 "만주철도
조사부-90년을 앞서간 일제 야욕" (2일 오전 8시10분) 등 2편의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송한다.

한편 SBS는 숨막히는 일제치하에서 민족의 기개를 만천하에서 떨쳤던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그린 3부작 특집드라마 "안중근"을 1일 오전
10시40분부터 오후 1시50분까지 재방송하는 것을 비롯, 정신대 할머니들의
아픈 과거와 체험을 진솔하게 들어보며 이들을 돕기 위한 민족적 공감대를
확인해보는 "158인의 증언, 정신대 할머니 돕기"를 1일 오후 10시55분부터
2시간동안 생방송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