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백화점 부천점이 길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있는 프랑스계
할인점인 까르푸 중동점에 맞서 차별화된 판촉전략을 펼치고있어 눈길을
끌고있다.

비록 업태는 다르지만 식품등을 놓고 벌이는 이들 두 점포의 경쟁은 국내
대기업과 다국적유통업체간 자존심이 걸린 승부여서 관심이 집중되고있다.

후발주자인 LG백화점은 생식품및 가공식품매장에서 절대우위를
차지한다는 전략을 밀어붙이고있다.

지하1층에 자리한 식품매장에 손님이 몰려야 판매가 위층으로 확대되는
효과(분수효과)를 거둘수있기 때문이다.

LG가 펴고있는 영업전략은 크게 두가지.

먼저 고품질이면서 고가인 생식품과 저품질 저가의 생식품을 한 진열대에
나란히 배치시켰다.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을 두루 갖춰 저가일색인 까르푸보다 상품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다.

저가생식품의 경우 값이 까르푸에 비해 오히려 저렴한 것이 많다.

허조식품영업팀장은 "전국에 65개의 점포를 갖추고 있는 LG유통과 협력,
산지에서 대량구매를 하고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두번째 전략은 한국문화의 특성을 판촉에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특정시즌이나 시간대별로 차별화한 판매행사를 수시로 열고있다.

반상회가 열리는 날에 딸기 식혜등을 할인판매에 나서는게 대표적인
사례.

이같은 판매전략은 일단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있다.

생식품과 가공식품매장의 1월 매출액이 전달에 비해 각각 60%와
30%가 늘어났다.

야채와 과일 매출액도 주말에 하루평균 5천만원을 웃돌고있다.

이에맞서 까르푸도 다양한 전략으로 반격에 나서고있다.

까르푸로서는 생식품과 가공식품분야가 전체매출의 25%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LG의 공세로 이미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까르푸의 시장조사 담당직원들은 매일 LG백화점이 문을 열자마자
식품매장에 들어가 생식품등의 가격을 조사하는일이 아침일과가 됐다.

지난해 11월부터는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위해 아예 바겐세일행사를
한달에 두번 정도 열고 있다.

가격파괴를 앞세우는 신업태할인점의 정기적인 세일실시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바겐세일을 알리는 까르푸의 광고전단을 매달 두차례 주변 아파트단지에
뿌리고있다.

까르푸 중동점 관계자는 "LG측의 공세로 입은 타격이 별로 없다"고
주장하며 "경쟁격화로 LG가 상품가격을 내리면 우리도 따라 내릴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유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