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남승우사장은 요즘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짧은 스포츠형 머리에 40대중반의 나이보다 어려보여 마치 시험을 코앞에
둔 수험생같다.

이달초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 제2의 도약을 위한 전열재정비작업을
한창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풀무원의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여러 사업부제를 식품 건강생활 샘물등
3개의 부문제로 통합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부사장인 부문장들에게 책임경영자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함께 부여했다.

남사장은 일선 판매조직도 손질해야한다.

이제까지 대졸공채 신입사원들이 맡아오던 방문판매 대리점운영을 앞으로는
경험많은 고참 주부사원들에게 맡긴다는 계획이다.

남사장은 또 판매사원들 가운데 연수익 1억원이 넘는 판매사원들을 모델
케이스로 키운다는 전략도 갖고 있다.

판매사원들의 분발을 독려하기 위한 것이다.

남사장은 "다단계판매는 첨단사업이자 우리의 전략적 사업"이라고 강조한다.

남사장은 "방문판매에 다단계판매를 접목,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제품들을
제공하고 두 부문의 매출을 함께 올리겠다"고 밝힌다.

이같은 일련의 풀무원 구조조정작업은 "양적변화가 질적변화를 가져온다"는
평범한 진리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남사장은 숨가쁘게 달려 왔다.

"풀무원신화"라는 말도 낳았다.

그러다 최근 2~3년간 풀무원은 주춤했다.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구조가 그리 좋지 못했던 것이다.

대규모 투자를 한 냉동면과 다단계판매부문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성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남사장은 지난해 여름 풀무원 유기농채소에 농약이 들어 있다는
소비자단체의 고발로 홍역을 치렀다.

남사장은 "풀무원의 세속화작업이었다"며 농담처럼 말한다.

그러나 좋은 이미지가 가장 큰 자산인 풀무원으로서는 뼈아픈 일이 아닐수
없었다.

실제 매출도 줄었다.

남사장은 이와 관련,"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며
"기업이미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오는 6월께 이 문제와 관련된 행사들을
마련해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식시키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남사장은 "두부 콩나물 건강식품등 부식뿐만아니라 생면 냉동밥등 주식
분야에도 힘을 쏟아 올해 매출을 끌어 올릴 계획"이라고 강조한다.

남사장의 풀무원 제2도약을 위한 구상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