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환 < LG증권 금융공학팀장 >

자동차 운전자는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게 된다.

운전자는 발생할수 있는 크고 작은 사고부터 자동차가 완파되는 큰 사고까지
모든 사고에 대해 보험회사로부터 보상을 받을수 있다.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자동차 가치에 대하여 풋옵션을 매수하는 것과
사실상 동일한 효과를 갖는다.

예를 들어 천만원을 주고 새로 산 자동차의 보험료가 12개월동안 백만원
이라고 하면, 이 자동차 보험은 만기가 12개월이, 행사가격이 천만원이며,
프리미엄이 백만원인 풋옵션에 해당한다.

옵션시장에서 주가지수 옵션을 매수하는 것도 이와 동일하다.

프리이엄을 지불하고 옵션을 매수하면 주가지수가 변하는 방향에 따라 옵션
매도자로부터 일정 금액을 지급 받게 된다.

풋옵션은 시장 하락에 대한 보험이다.

예를 들어, 현재 주가지수가 85이고 12개월의 만기를 갖고 행사가격이 80인
풋옵션을 17만7천만원에 매수한다고 해보자.

12개월 후의 주가지수가 행사가격보다 낮으면 만기일 주가지수와 행사가격
80과의 차이에 승수 10만원을 곱한 만큼 수입이 생기게 된다.

옵션 매수자는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는 운전자와는 서로 상아한 심리를
갖는다.

주가지수 폿옵션 매수자는 주가 하락이라는 사고에, 자동차 운전자는 교통
사고에 대비하기 위하여 보험에 가입하는 점이 동일하지만, 폿옵션 매수자는
피하고자 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를 기대하는 반면에 자동차 운전자는 사고가
나지 않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풋옵션 매수자는 주가 하락이라는 사고가 발생하면 이익을 얻게 되지만,
교통사고를 당하는 운전자는 보험회사로부터 보상금을 받는 "기쁨"이 사고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에 의해서 상쇄되어 버리게 된다.

그러나 폿옵션을 이용하여 주식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펀드 매니저의
입장은 보험에 가입한 운전자의 경우와 흡사하다.

주가가 하락하면 풋옵션으로부터의 이익으로 인한 "기쁨"이 주식 포트폴리오
가치하락으로 인한 "고통"에 의해서 상쇄되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