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기훈 < 쌍용증권 조사부 과장 >

최근 한보철강에 대한 산업합리화 지정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지만
건설업계에는 과거 86년과 87년 두 차례에 거려 산업합리화 조치가 내려져
상장건설업체중 무려 13개 업체가 합리화 업체로 지정된 적이 있다.

합리화 지정이후 10여년이 지난 현재 몇몇 건설업체들은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정리채무를 상환해 정상기업으로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동양고속 벽산개발 고려개발 등이 그런 경우다.

제3자 인수가 이루어질 것이 공통점이고 특히 벽산개발과 고려개발은
합리화와 함께 법정관리까지 받았다.

동양고속은 86년 합리화업체로 지정된 이후 초기에는 보유자산 매각을 통해
자무고조를 개선해 왔으며 93년부터는 고속버스요금 인상에 따른 수지개선과
건설부문 확대로 경영상태가 호전되었다.

지난해는 대규모로 추진할 계획이던 자체 분양사업이 올해초로 연기되어
매출이 부진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금기부터는 고성장이 기대된다.

산업합리화 지정 당시 차입금 8백55억원을 15년거치 5년 분할상환하도록
했는데 95년과 96년 두 차례에 걸쳐 7백50억원을 조기 현가상환해 현재 남은
정리채무는 1백5억원에 불과하다.

물론 저리장기채무를 현가상환함으로서 당장 금융비용부담은 늘었지만
매출확대에다 특별손실이 줄어 수익성호전이 예상된다.

벽산개발도 합리화 지정 당시 정리채무 1천1백47억원과 공익채권 4백70억원
에 대해 최근 3년간 대부분 현가상환해 남은 정리채무는 3백65억원에 불과
하다.

아울러 현가상환으로 발생한 채무면제이익을 자산부족액과 상계처리하면
실질 재무구조를 개선할수 있어 정상기업으로 복귀하는데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

지난해 일부 관공사의 마무리 손실로 적자가 발생했는데 금기에는 관공사
수주확대와 분양사업 호조로 다시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고려개발은 정리채무 1천1백89억원에 대해 대림산업이 6백17억원을 분할
인수하고 나머지 5백72억원은 동사가 2001년부터 7년간 분할 상환토록
되었는데 올해로서 일단 대림산업의 부채인수는 종결된다.

이 회사는 관급공사 수주경쟁력이 뛰어날뿐 아니라 그간 고현만 매립지
개발사업으로 대규모 이익이 발생해 우수한 수익성을 지속해 왔다.

매립지 매각이 없어도 올해 경상이익은 1백억원대를 넘을 전망이다.

이러한 영업호조에 힘입어 남은 정리채무도 조만간에 현가상환해 정상기업화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합리화 지정 건설 3사는 10여년간 자본금 변동이 없어 주당가치의 희석이
전혀 없을 뿐아니라 고려개발과 벽산개발은 실질자산가치(BPS)도 3만원~
5만원대로 높다는 점 또한 강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