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예탁금 증가를 등에 업고 끈질긴 상승행진을 이어온 주가에 제동이
걸렸다.

주식시장의 대기매수세를 반영하는 고객예탁금은 지난 14일 현재
3조4백68억원.

연초보다 7천7백46억원이나 늘어난 규모다.

예탁금이 3조원을 넘었던 지난해 5월말과 현상황을 비교해보면 당시에도
신용융자잔고는 2조6천억원대로 늘어나 지금(2조7천8백억원)과 비슷한 수준
이었다.

다만 회사채 수익률이 당시엔 연11% 초반에서 움직여 최근의 연12%선보다
유리한 상황이었다.

또 그때는 종합지수가 980대(작년 5월7일)의 단기고점을 확인하고 내려오던
무렵이어서 예탁금 3조원선도 이내 무너졌다.

반면 지금은 종합지수가 611까지 떨어진뒤 오름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예탁금은 주가에 후행한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대목이다.

최근 종합지수가 720선에서 멈칫거리자 예탁금 증가세도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예탁금 증가분에다 대주를 더하고 신용융자와 미수금부문을 뺀 순수
예탁금이 그동안 몇백억씩 늘어나다 지난 13일과 14일엔 4억원과 10억원
증가에 그치는 실정이다.

이달들어 15일까지 1천4백2억원어치를 순매수(일반인은 2천1백7억원 순매도)
했던 기관들도 추가매수에 힘겨워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최근의 뭉칫돈 유입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의 소폭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권영건 동아증권 조사부장)는 진단이 내려지고 있다.

또 주가가 추가상승하기 위해선 순수예탁금이 다시 큰폭으로 늘어나고 기관
들의 매수세가 뒷받침돼야 한다(이충식 동원경제연 경제조사실장)는 것이다.

시장에너지가 보강될 때까지는 그동안 관심권에서 소외됐던 재무구조우량주
와 정보통신관련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손희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