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디에이고 = 한우덕기자 ]

최근 세계 중대형컴퓨터업계에 NUMA(비균등메모리구조, Non-Uniform
Memory Architecture)시스템이 등장,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NUMA가 기존 시스템을 밀어내고 새로운 중대형컴퓨터시스템의 주종
아키텍처로 등장하는 중이다.

NUMA는 초대형 DB관리 및 다양한 업무를 일괄처리키 위해 고안된 고성능
컴퓨팅시스템.

성능을 한껏 높였으면서도 가격은 오히려 기존 제품보다 저렴해 IBM 등의
메인프레임을 대체할 기세이다.

NUMA시스템의 기원은 지난 84년 미 시퀀트시스템사에 의해 개발된 중대형
컴퓨팅아키텍처인 SMP(대칭형 다중처리)시스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MP는 시스템내에 CPU(중앙처리장치)를 최대 30개까지 탑재, 30가지의
업무를 동시에 병렬처리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이 시스템은 현재 세계 중대형컴퓨터의 90%이상에서 쓰여지는 등 가장
광범위하게 채택되고 있다.

이 시스템의 최대 장점은 5천여종의 응용소프트웨어를 흡수할 수 있는
범용성을 갖췄다는 점.

우리 주위에서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응용소프트웨어는 모두 SMP를
기반으로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SMP시스템은 CPU용량이 30개로 한정돼 기능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키위한 제품으로 지난 94년 MPP(초병렬처리)시스템이
선보였다.

MPP는 연결할 수 있는 CPU를 1천~4천개까지 끌어올림으로써 다량의
데이터를 짧은 시간내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시스템을 탑재한 중대형컴퓨터는 기상정보, 과학적 수치계산,
슈퍼컴퓨터 등 특수 목적에 한정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NUMA는 이 두 시스템의 장점만을 채택한 차세대 중대형컴퓨팅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SMP의 범용성과 MPP의 확장성을 가미한 것이다.

NUMA는 시스템내 CPU를 최고 2백52개까지 탑재하고 디스크용량을 1백TB
(테타바이트)급으로 늘려 처리속도를 기존의 SMP시스템보다 3~10배 높였다.

이와함께 SMP에서 사용되던 응용소프트웨어를 그대로 채택할 수 있도록해
SMP의 범용성을 유지했다.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30%정도 저렴하다.

세계 주요 중대형컴퓨터 전문업체들은 NUMA시스템 채택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 시퀀트사는 작년말 "NUMA-Q"라는 제품을 출시했으며 데이터제너럴도
"CC-NUMA"라는 이름으로 선보였다.

이밖에 선, HP 등도 NUMA시스템을 따라가는 추세이다.

시퀀트의 "NUMA-Q"는 국내 독점공급업체인 쌍용정보통신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곧 도입될 예정이다.

시퀀트의 스티브 챈 부사장은 "NUMA-Q는 확장성이 뛰어나 메인프레임뿐만
아니라 중형 서버시장까지 파고들 수 있을 것"이라며 "우선 대규모 DB관리가
필요한 금융기관, 통신회사,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판매에 나설 계획"이라고
NUMA-Q마케팅전략을 밝혔다.

미국 컴퓨터업계 전문가들은 "NUMA시스템이 올해부터 급부상, 수년내
중대형컴퓨터 아키텍처의 주류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