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부도 파문] "말뿐인 지원" .. 속타는 협력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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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어음할인전담 재원이다 부도방지경영 안정자금이다 하며 정부의 각종
지원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중소기업에는 그림의 떡일뿐입니다. 하루하루가
속이 타는데 도대체 언제 지원을 해준다는 겁니까"
한보부도로 피해를 입은 한 건자재업체의 S사장은 11일 거래은행을
찾아갔다 발길을 돌려야 했다.
피해업체인 진성어음만 제시하면 일반대출을 해준다는 정부방침을 믿고
온갖 서류를 준비해 했지만 은행창구로부터 "실무자에 전달된바 없다"
"추가담보를 내놓으라"는 얘기만 들어야 했다.
한보부도사태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조치가 잇따르고 있지만
실질적인 지원부재로 중소기업의 무더기 연쇄도산이 가시화되고 있다.
은행의 대출거부로 피해중소기업에 제대로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진성어음 배서자의 위임장을 첨부해야 하는등 대출절차가 복잡하고 지원
대상업체도 엄격히 한정돼 있어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은행의 대출을 받을수 없는 한보관련 피해 중소제조업체들은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경남 김해에서 유공압시스템및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B사의 K사장은 한보
부도로 총 4억9천1백만원의 피해를 봤다.
미수금 1억2백만원에 부도금액이 3억8천9백만원이다.
한보철강 당진B지구에 설비를 납품해온 이 회사는 어음자체가 한보철강어음
이지만 배서자가 한보철강의 하청업체인 승보철강으로 돼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K사장은 "지급기일이 2월4일에 이어 4월3,29일 도래하게 돼있다"면서 "10일
이내 환수를 못하면 금융거래사의 제재받게 돼있어 눈앞이 캄캄하다"고 호소
했다.
경기안양에서 산업용송풍기를 제조해온 S사의 경우는 아예 어음마저 못받은
케이스.
한보 하청업체인 동진엔지니어링사와의 계약에 따라 지난해 9월 산업용
송풍기를 납품완료했으나 계약금 10% 이외에 물품대금 6억원을 지금까지
못받아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이 회사의 P사장은 "계약업체가 돈을 받으면 우선적으로 결제하겠다는
각서를 받아 놓고 있지만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한보철강의 진성어음이 있어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한보철강에 벽돌을 납품해온 A사는 2억5천만원의 진성어음에 대한 확인서를
자금관리단으로부터 어렵게 발급받아 주거래은행을 찾았으나 "무담보대출은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들었다.
이 회사의 K사장은 "정부의 각종 자금지원책은 공허한 구두선이라는 것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청에 마련된 "한보부도관련 애로신고센터"에 접수된 피해중소기업
과 피해액은 11일 현재 7백17개사에 4천5백1억원에 달하고있다.
이중 어음은 2천2백68억원, 외상매출채권은 2천2백33억원으로 집계됐다.
피해업체를 지역별로 보면 대전충남지역이 2백18개업체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1백89개업체, 경기 인천 1백6개업체, 경남 부산이 78개업체등의
순이었다.
최대피해분야는 건설분야로 1백11개업체에 1천3백20억원, 설비가 89개업체
에 1천1백31억원, 원/부자재가 1백34개업체에 9백2억원, 유통이 45개업체에
1백7억원, 전기전자가 56개업체에 3백65억원등이었다.
중소기업전문가들은 "지원업체범위확대와 함께 은행창구에서 정부발표대로
집행하는 후속조치가 뒤따르지 않는한 오는 2월말께 대규모 부도사태가
터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들어 전체 중소기업의 70.0%가 부도위기를 느끼고 있다는 기협중앙회의
조사결과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한보와 거래관계가 있는 중소기업은 최대경영애로로 미수금회수곤란
59.0%, 어음할인곤란 22.9%를 꼽고 있어 전체의 81.9%가 물품대금회수가
곤란해 최악의 경영악화상태를 맞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기청 한보부도관련 애로신고센터의 김시중과장은 "접수된 것 가운데
피해규모가 작게는 7백70만원짜리에서부터 무려 2백95억원짜리 어음이 있다"
면서 "물건을 대량납품하고도 어음한장 제대로 못받고 부도위기에 직면해
발을 동동구르는 업체를 보면 안타깝다"고 밝혔다.
< 신재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2일자).
지원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중소기업에는 그림의 떡일뿐입니다. 하루하루가
속이 타는데 도대체 언제 지원을 해준다는 겁니까"
한보부도로 피해를 입은 한 건자재업체의 S사장은 11일 거래은행을
찾아갔다 발길을 돌려야 했다.
피해업체인 진성어음만 제시하면 일반대출을 해준다는 정부방침을 믿고
온갖 서류를 준비해 했지만 은행창구로부터 "실무자에 전달된바 없다"
"추가담보를 내놓으라"는 얘기만 들어야 했다.
한보부도사태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조치가 잇따르고 있지만
실질적인 지원부재로 중소기업의 무더기 연쇄도산이 가시화되고 있다.
은행의 대출거부로 피해중소기업에 제대로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진성어음 배서자의 위임장을 첨부해야 하는등 대출절차가 복잡하고 지원
대상업체도 엄격히 한정돼 있어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은행의 대출을 받을수 없는 한보관련 피해 중소제조업체들은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경남 김해에서 유공압시스템및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B사의 K사장은 한보
부도로 총 4억9천1백만원의 피해를 봤다.
미수금 1억2백만원에 부도금액이 3억8천9백만원이다.
한보철강 당진B지구에 설비를 납품해온 이 회사는 어음자체가 한보철강어음
이지만 배서자가 한보철강의 하청업체인 승보철강으로 돼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K사장은 "지급기일이 2월4일에 이어 4월3,29일 도래하게 돼있다"면서 "10일
이내 환수를 못하면 금융거래사의 제재받게 돼있어 눈앞이 캄캄하다"고 호소
했다.
경기안양에서 산업용송풍기를 제조해온 S사의 경우는 아예 어음마저 못받은
케이스.
한보 하청업체인 동진엔지니어링사와의 계약에 따라 지난해 9월 산업용
송풍기를 납품완료했으나 계약금 10% 이외에 물품대금 6억원을 지금까지
못받아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이 회사의 P사장은 "계약업체가 돈을 받으면 우선적으로 결제하겠다는
각서를 받아 놓고 있지만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한보철강의 진성어음이 있어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한보철강에 벽돌을 납품해온 A사는 2억5천만원의 진성어음에 대한 확인서를
자금관리단으로부터 어렵게 발급받아 주거래은행을 찾았으나 "무담보대출은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들었다.
이 회사의 K사장은 "정부의 각종 자금지원책은 공허한 구두선이라는 것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청에 마련된 "한보부도관련 애로신고센터"에 접수된 피해중소기업
과 피해액은 11일 현재 7백17개사에 4천5백1억원에 달하고있다.
이중 어음은 2천2백68억원, 외상매출채권은 2천2백33억원으로 집계됐다.
피해업체를 지역별로 보면 대전충남지역이 2백18개업체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1백89개업체, 경기 인천 1백6개업체, 경남 부산이 78개업체등의
순이었다.
최대피해분야는 건설분야로 1백11개업체에 1천3백20억원, 설비가 89개업체
에 1천1백31억원, 원/부자재가 1백34개업체에 9백2억원, 유통이 45개업체에
1백7억원, 전기전자가 56개업체에 3백65억원등이었다.
중소기업전문가들은 "지원업체범위확대와 함께 은행창구에서 정부발표대로
집행하는 후속조치가 뒤따르지 않는한 오는 2월말께 대규모 부도사태가
터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들어 전체 중소기업의 70.0%가 부도위기를 느끼고 있다는 기협중앙회의
조사결과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한보와 거래관계가 있는 중소기업은 최대경영애로로 미수금회수곤란
59.0%, 어음할인곤란 22.9%를 꼽고 있어 전체의 81.9%가 물품대금회수가
곤란해 최악의 경영악화상태를 맞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기청 한보부도관련 애로신고센터의 김시중과장은 "접수된 것 가운데
피해규모가 작게는 7백70만원짜리에서부터 무려 2백95억원짜리 어음이 있다"
면서 "물건을 대량납품하고도 어음한장 제대로 못받고 부도위기에 직면해
발을 동동구르는 업체를 보면 안타깝다"고 밝혔다.
< 신재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