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이 오는 12일로 개청 1주년을 맞는다.

최악의 부도사태로 치닫던 지난해 2월으로 발족된 중소기업청은 그간
시행착오를 겪는 가운데서도 현장밀착행정으로 중소기업육성에 온힘을
쏟아와 이제 중소기업들의 훌륭한 동반자로 자리매김을 하고있다.

최근 전국의 중소업체를 대상으로 한 "개청1년간의 활동에 대한 평가"
조사결과에서 70.9%가 "개청이후 중소기업지원에 기여했다"고 답변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있다.

특히 중소기업구조개선사업 중소기업제품상설전시장설치확대 외국인산업
기술연수생지원 우수중기제품마크제실시등 중기청개청이후 추진해온
사업들은 자금난 판매난에 시달려온 중소기업에 큰 힘을 준것으로
평가받고있다.

이는 중소기업의 판로확보와 유통 인력 창업지원등에서 현장감있는
서비스행정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업무집행의지가 이같은 평가를
가능케했다고 할수있다.

대대적인 휴파업사태에 이어 한보부도에 따른 중소기업의 피해수습에
여념이 없는 정해주 중소기업청장을 과천청사 집무실에서 만나보았다.

===================================================================

[ 대담 = 최종천 산업2부장 ]

-개청당시 중소기업들의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스럽다는 평가도 많은
듯합니다.

중기청의 지난 1년을 회고해주시지요.

"9백40여 전직원이 중소기업의 심부름꾼이 되어 민원을 친절히 처리하고
중소기업현장의 애로를 발굴 해결하는 현장밀착적인 지원행정을 펼쳐왔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예산을 집행할수있는 권한이 없다보니 "모든 것을 해결"하는데는
한계가 있어 미흡했던 적이 많았던 것도 인정해야겠지요"

-일선중소업계에서는 봇물터지듯 나오고있는 각종 지원책이 피부에
와닿지않는다고 입을 모으고있습니다만.

"중소기업계의 불만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그간 지원책들중에는 아이디어검토단계에서 발표된 것도 없지않다보니
실행이 안된것도 있을것입니다.

또 일부대기업이나 공공기관등에서 인기성 지원책을 남발하는 경우도
없지않았어요.

앞으로는 보다 실효성있는 정책과 함께 각종 지원책이 발표후 실행이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철저히 점검할 방침입니다.

지난1년간 중기청업무에 대한 평가를 통해 시책과 기능의 효율성,
적정성을 검증하고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지원기관의 지원실태를 점검,
지원의 실효성을 높여나가야지요"

-연초부터 노사파업과 한보부도등으로 중소기업계는 극도의 어려움을
겪고있습니다.

경기불황까지 겹쳐 사상최대의 부도사태가 날것으로 예견되고있기도
합니다.

"최근 어음부도율을 보더라도 지난해 6월 0.10%, 7월 0.12%정도로 다소
안정세를 보이다가 12월 0.16%에서 요즘엔 0.20%대를 기록,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극명하게 보여주고있지요.

-중기청에서도 이에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요.

"그렇습니다.

중소기업의 부도를 최소화하기위해 중소기업회생특례지원제도(3백억원)를
마련, 받을 어음의 부도, 거래선의 변경등으로 부도에 직면한 업체중 기술력
사업성이 우수한 성장유망업체의 회생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또 물품판매자인 중소기업이 거래상대방의 도산으로 인한 연쇄도산을
방지하기위해 어음보험제도(1백억원)를 마련,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될수
있도록 세부시행방안을 마련중에 있습니다.

물론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보증여력도 확충해 나가야겠지요"

-그동안 중소기업인들사이에 "중기청에 실권이 없다" "각종 지원을
받으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걸리고 여러 기관을 돌아다녀야한다"는 지적들이
많은데 개선될 여지는 없는지요.

"중소기업청이 2백60만 중소기업자의 문제를 모두 해결할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중소기업업무가 이곳저곳에 분산돼 있어 중소기업의 불만이
높았던 것도 사실이지요.

단체수의계약품목과 중소기업간 제한경쟁물품의 지정은 통산부가, 운용은
중기청이 해와 "옥상옥"이라는 얘기들이 많았는데 올해안에 모두
중소기업청으로 이관될 예정입니다.

또 100PPM운영도 중기청으로 일원화시키기로했고 중소기업인포상과
지역신보설립허가도 통산부에서 중기청으로 넘어올 것입니다.

앞으로도 정부각부처 금융기관 언론기관 대기업등에 흩어져있는
중소기업지원사업들의 중소기업의 육성과 발전에 기여할수있도록 국무회의
경제장관회의 중소기업대책회의 각종협의회 소비자단체등 어느곳이나 협조를
구하는 그야말로 "가교역할"수행에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올해 새로 달라지거나 확대되는 지원책들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수지적자는 사상최대인 2백3억달러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1-11월 수출실적기준으로 대기업의 수출은 6백84억9천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0.2%증가에 그친 반면 중소기업의 수출은 4백89억9천5백만
달러로 9.7%(총수출은 3.8%증가)늘어나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였지요.

이는 중소기업지원시책의 초점이 수출중소기업에 모아져야한다는 점을
시사해주고있습니다.

따라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수단을 수출중소기업에 우선 배분,
"수출개미군단"을 대량 육성해나갈 것입니다.

중소기업경영여건악화 개선을 위해 공제사업기금에 대한 재정지원을
4백억원에서 5백50억원으로 확대하고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재정지원도
5천억원에서 6천억원으로 늘렸습니다.

이와 함께 성장유망한 중소기업의 자동화 정보화등 구조개선사업을
적극 추진 생산성을 제고해나가야지요.

올해 구조개선사업재원을 지난해보다 5천억원 늘어난 2조원으로
확대했습니다.

기술혁신개발자금(3백억원)등 유망중소기업 기술력향상대책도 마련해놓고
있지요.

또 벤처기업의 창업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지원키위해 올 상반기중
"벤처기업창업활성화를 위한 5개년계획"을 수립할 것입니다."

-중소기업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작다는 차원에서의 일시적.시혜적인
지원과 보호정책은 한계가 있다고 보여집니다만.

"그렇습니다.

중소기업이 다품종 소량생산시대의 당당한 주역으로, 경쟁의 주체로
키워가야 겠지요.

그래서 무엇보다도 생산력 기술력 경영능력등 중소기업의 자생적
경쟁력을 강화할수있는 구조고도화에 지원의 최역점을 둬나가겠습니다.

단편적이고 개별적인 직접적 지원보다는 기술 인력 정보 입지 물류등
기능별 간접적지원에 치중해나가야지요.

경영안정에 자금이 필요하지만 금융지원이 전부는 아니지요.

정보 기술력 입지 판매문제등을 뒷받침해 치열한 국내외경쟁에서
이겨나갈수있는 튼튼한 중소기업을 만들어나가는데 총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오는 2001년까지 중소제조업체의 4분의 1을 벤처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에 대한 구체적 실행방안은 무엇입니까.

"요즘 각종 간담회에 나가보면 항상 "기술개발"에 대한 얘기가 화제거리가
되더군요.

고비용구조속에서 기술로 차별화,고부가가치로 가지않으면 살아남을수
없습니다.

연구개발하는 중소기업이 많아져야 그나라 산업이 젊고 역동적인 구조로
개편되지요.

미국의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산업이 다시 일어날수있었던데에는
벤처기업의 역할이 지대했습니다.

기술과 인력과 벤처자금의 유기적인 결합을 위한 법적 제도적인
지원체제를 확립하고 공장등 작업공간을 쉽게 얻을수있도록 올상반기중에
"벤처기업의 창업활성화5개년계획"을 수립 추진할 계획입니다"

-중소기업의 경쟁력향상과 관련, 우수인력의 유인책인 "스탁옵션
(주식매입선택권)제도"와 개인자본을 산업자금화하기위한 "엔젤제도"는
언제쯤 도입할 계획입니까.

"스탁옵션제도의 경우 근거법률인 조세감면규제법과 증권거래법의개정으로
법률적 장치가 완비돼있고 오는2월말까지는 증권거래소의 등록절차및 기준
등 하위법령이 정비될 예정에 있어 오는 3월1일부터는 시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기업입장에서는 대상주식의 수량및 가액결정을 위한 정관개정,
증권거래소의 등록절차가 필요하므로 늦어도 금년 상반기중에는 이 제도를
이용할수있을 것입니다.

엔젤제도는 조세감면규제법등 관계법령의 개정작업을 거쳐야하므로
미국 영국등 선진국의 제도를 면밀히 분석, 상반기중에 방안을 마련해
재경원등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나갈 방침입니다"

-정부의 지원시책에 발맞춰 중소기업인들이 가다듬어야할 자세등에 대해
한 말씀해주시지요.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기민성과 유연성을 갖고 신축적으로 대응하기에는
대기업보다 오히려 중소기업이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중소기업이 보호를 받아야한다는 생각에서 탈피, 하루빨리
자생력을 갖춰야지요.

앞으로 21세기 경쟁의 주체라는 인식을 갖고 "양"위주의 경영에서
질위주로의 창조적경영자세를 견지해나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남을수 있습니다.

세계화추세에 맞춰 범세계적인 경영의식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 정리=신재섭기자 >

=====================================================================

[[ 약력 ]]

<>62년2월 통영고졸
<>67년2월 서울대법학과졸
<>68년9월 제6회 행정고시합격
<>69년4월 경제과학심의회의근무
<>77년8월 상공부 상역국 수출2과장
<>80년10월 대통령비서실(경제)파견근무
<>84년1월 공업진흥청 기술지도관
<>88년4월 상공부감사관
<>89년10월 상공부 전자전기공업국장
<>91년1월 상공부기초공업국장
<>91년11월 상공부상역국장
<>92년6월 민자당 상공전문위원
<>94년5월 상공자원부 제2차관보
<>94년12월 통상산업부차관보
<>95년12월 특허청장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