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글로벌경제 고민" 공감 자리..다보스포럼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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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계 인사들의 신년하례식을 겸한 토론회인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이
6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4일 폐막했다.
"21세기 정보화사회의 구축"이란 주제로 열린 금년 포럼에선 네트워크시대에
대한 토의가 주류를 이뤘지만 당초 예상치 못했던 테마가 등장, 포럼의
열기를 더했다.
이 테마는 그동안 유럽등지에서 간간이 제기됐었지만 다보스에서 공식
거론된 것을 계기로 이 시대의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요약하면 "글로벌(세계화) 경제시대가 장미빛 일색인 것은 아니다. 이제
시대의 그림자에 눈을 돌릴 때"라는 것.
다보스에 참석한 일부 인사들은 지구차원의 약육강식을 벌이고 있는 기업의
무한경쟁이 과연 인류의 복음이며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엘빈 토플러, 톰 피터스, 오마에 겐이치류의 "글로벌경영의
전도사들"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들릴 정도였다.
80년대이후 글로벌리즘의 선도해온 미국의 일부인사 조차 이제 이 시대의
어두운 면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여 주위를 놀라게 했다.
래리 서머스 미국 재무부 부장관은 "글로벌시대를 역행할수는 없겠지만
시민의 건강과 교육서비스등 국가가 당연히 해야할 기능(복지)이 구체적
으로 강조되야 한다"고 역설, 기업의 무한경쟁이 종사자들의 행복추구권을
약화시키는 경향을 경계했다.
이는 선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경쟁적으로 노동, 환경조건 등을 희생
시키면서 기업 투자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추세가 갈수록 더세지고
있는데 대한 우려이기도 했다.
서머스 부장관은 글로벌시대추세가 지역사회를 해체시키고 경쟁력있는
인간만이 살아남게 되는 시스템의 결함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글로벌시대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한 사람의
낙오자라도 돌봐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제경제연구소(IIE)의 프레드 버그스텐소장은 국경을 뛰어넘는
무국적경영시대는 국경금융위기에 거의 무방비상태인 결정적인 결점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행위의 세계화가 필연적으로 동반하기 마련인 범죄의 글로벌화에
대한 경종도 나왔다.
미국 사설탐정기업 크롤사의 브리안 젠킨스사장은 "국경을 넘나드는 범죄는
갈수록 기승을 부릴 것이며 국제마피아식 범죄네트워크가 홍콩에서
로스엔젤레스에 이르기까지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 마피아, 중국 트리아드, 일본 야쿠자와 콜롬비아 카르텔
(마약조직)등이 M&A(기업인수합병)식 기법으로 서로 연계되어 "검은 이윤"을
불려 나가려는 조짐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들의 글로벌범죄에 대한
국가단위의 조직적인 대체능력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기업투자유치에 혈안이 된 국가들이 다국적기업들의 요구에밀려 자국의
노동조건을 열악하게 만드려는 경향도 글로벌경영의 그림자로 지목됐다.
존 스위니 미국노동총연맹(AFL-CIO)위원장은 "글로벌기업들의 끝없는
경쟁과 생산성 추구과정에서 근로조건이 나빠지고 있다"면서 한국과 프랑스
등 대륙을 뛰어넘는 동시다발적 노사분규도 결국 글로벌경영에 대한 반발
이라고 주장했다.
스위니 위원장은 "갈수록 더 오래, 더 열심히 일해야 먹고 살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글로벌경영시대에 대해 비관론을 폈다.
글로벌경영의 승자로 불리는 미국쪽에서 글로벌리즘 비판론이 제기된
반면 대세불가피론이 유럽에서 나와 대조를 보였다.
이는 미국의 여유와 유럽의 조급증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되기도 했다.
독일 키엘세계경제연구소의 홀스트 지벨트 소장은 기업의 지구촌경쟁시대는
되돌리수 없으며 오직 적응하는 방법에 대한 사회정책적인 연구와 결행이
필요하다면서 수정론적인 주장을 폈다.
그는 독일이나 프랑스같은 선진국들이 과거의 향수(높은 수준의 복지)에
도취된 기득세력의 반발 때문에 복지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글로벌시대의 또다른 고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복지수준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선 결국 세금에 의존할수밖에 없고
높은 세금은 기업경영에 타격을 주고 끝내 기득세력조차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시대의 고민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공통관심사로 등장했다는 것은
이번 다보스포럼의 또다른 수확으로 평가된다.
< 이동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5일자).
6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4일 폐막했다.
"21세기 정보화사회의 구축"이란 주제로 열린 금년 포럼에선 네트워크시대에
대한 토의가 주류를 이뤘지만 당초 예상치 못했던 테마가 등장, 포럼의
열기를 더했다.
이 테마는 그동안 유럽등지에서 간간이 제기됐었지만 다보스에서 공식
거론된 것을 계기로 이 시대의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요약하면 "글로벌(세계화) 경제시대가 장미빛 일색인 것은 아니다. 이제
시대의 그림자에 눈을 돌릴 때"라는 것.
다보스에 참석한 일부 인사들은 지구차원의 약육강식을 벌이고 있는 기업의
무한경쟁이 과연 인류의 복음이며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엘빈 토플러, 톰 피터스, 오마에 겐이치류의 "글로벌경영의
전도사들"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들릴 정도였다.
80년대이후 글로벌리즘의 선도해온 미국의 일부인사 조차 이제 이 시대의
어두운 면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여 주위를 놀라게 했다.
래리 서머스 미국 재무부 부장관은 "글로벌시대를 역행할수는 없겠지만
시민의 건강과 교육서비스등 국가가 당연히 해야할 기능(복지)이 구체적
으로 강조되야 한다"고 역설, 기업의 무한경쟁이 종사자들의 행복추구권을
약화시키는 경향을 경계했다.
이는 선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경쟁적으로 노동, 환경조건 등을 희생
시키면서 기업 투자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추세가 갈수록 더세지고
있는데 대한 우려이기도 했다.
서머스 부장관은 글로벌시대추세가 지역사회를 해체시키고 경쟁력있는
인간만이 살아남게 되는 시스템의 결함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글로벌시대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한 사람의
낙오자라도 돌봐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제경제연구소(IIE)의 프레드 버그스텐소장은 국경을 뛰어넘는
무국적경영시대는 국경금융위기에 거의 무방비상태인 결정적인 결점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행위의 세계화가 필연적으로 동반하기 마련인 범죄의 글로벌화에
대한 경종도 나왔다.
미국 사설탐정기업 크롤사의 브리안 젠킨스사장은 "국경을 넘나드는 범죄는
갈수록 기승을 부릴 것이며 국제마피아식 범죄네트워크가 홍콩에서
로스엔젤레스에 이르기까지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 마피아, 중국 트리아드, 일본 야쿠자와 콜롬비아 카르텔
(마약조직)등이 M&A(기업인수합병)식 기법으로 서로 연계되어 "검은 이윤"을
불려 나가려는 조짐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들의 글로벌범죄에 대한
국가단위의 조직적인 대체능력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기업투자유치에 혈안이 된 국가들이 다국적기업들의 요구에밀려 자국의
노동조건을 열악하게 만드려는 경향도 글로벌경영의 그림자로 지목됐다.
존 스위니 미국노동총연맹(AFL-CIO)위원장은 "글로벌기업들의 끝없는
경쟁과 생산성 추구과정에서 근로조건이 나빠지고 있다"면서 한국과 프랑스
등 대륙을 뛰어넘는 동시다발적 노사분규도 결국 글로벌경영에 대한 반발
이라고 주장했다.
스위니 위원장은 "갈수록 더 오래, 더 열심히 일해야 먹고 살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글로벌경영시대에 대해 비관론을 폈다.
글로벌경영의 승자로 불리는 미국쪽에서 글로벌리즘 비판론이 제기된
반면 대세불가피론이 유럽에서 나와 대조를 보였다.
이는 미국의 여유와 유럽의 조급증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되기도 했다.
독일 키엘세계경제연구소의 홀스트 지벨트 소장은 기업의 지구촌경쟁시대는
되돌리수 없으며 오직 적응하는 방법에 대한 사회정책적인 연구와 결행이
필요하다면서 수정론적인 주장을 폈다.
그는 독일이나 프랑스같은 선진국들이 과거의 향수(높은 수준의 복지)에
도취된 기득세력의 반발 때문에 복지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글로벌시대의 또다른 고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복지수준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선 결국 세금에 의존할수밖에 없고
높은 세금은 기업경영에 타격을 주고 끝내 기득세력조차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시대의 고민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공통관심사로 등장했다는 것은
이번 다보스포럼의 또다른 수확으로 평가된다.
< 이동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