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국 대검중수부장은 30일 "대출비리는 돈의 흐름에 따라 횡령도 되고
뇌물도 되고 비자금도 되는 모든 비리의 원천"이라며 "비자금 등 모든
의혹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혀 수사확대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음은 최중수부장과의 일문일답.

-오늘 소환된 정태수 한보그룹총회장은 무슨 자격인가.

"검찰 소환에 응한 피내사자 자격이다"

-수사를 받고 귀가하는가 아니면 영장이 청구되는가.

"수사를 해보고 결정할 것이다"

-정총회장 본인이 돌아가겠다고 하면 돌려보내야 하지 않은가.

"그렇지 않다.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있으면 본인의사를 따르지 않아도 된다.

물론 정총회장의 건강도 고려대상이다"

-정총회장 혐의가 부정수표단속법과 신용금고법 위반외에는 없는가.

"아직은 혐의를 특정할 수 없으나 광범위하게 조사할 방침이다"

-정총회장을 두가지 혐의만으로 구속할 수 있는가.

"물론 구속할 수 있다.

그러나 두가지만으로 검찰 수사가 끝날 경우 국민들이 믿어주겠나"

-정총회장의 비자금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를 할 것인가.

"아직 그럴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대출비리는 대출한 돈이 다른 곳으로 흘러들어갔을 경우 횡령이
되고 공무원에게 제공될 경우 뇌물이 되는등 모든 비리의 원천이다.

수사를 하다보면 비자금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 자료확보가 안된 상태에서 정총회장을 너무 빨리 소환한게 아닌가.

"언론에서 검찰이 너무 봐주기 수사를 한다느니 공작수사를 한다느니
오해와 비난의 화살을 보내고 있어 빨리 소환했다"

-전직 중수부장이 정총회장 수사에 상당히 고전한 걸로 알고 있는데 자신
있는가.

"(웃으면서) 정총회장의 토정비결이 올해 좋지 않다고 하더라.

수사를 해봐야 알겠다"

-정총회장 수사는 누가 담당하나.

"박상길 중수2과장이 전담한다"

-다른 조사자들은 현재 수사를 받고 있나.

"피고발자 외에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하는 은행관계자나 한보직원들은
수시로 검찰과 집을 왔다갔다가며 조사를 받고 있다"

-정치인중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국금지나 조사를 해야될 사람이 있는가.

"없다"

-전.현직 은행장중 소환한 사람이 있는가.

"지금까지는 없다"

-다른 출국금지대상자을 소환해 정총회장과 대질신문을 벌일 계획은.

"현재는 없다.

수사상황에 따라 결정할 일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1일자).